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잇값을 해라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01 조회수1,826 추천수13 반대(0) 신고

연중 제3주간 금요일 (2002-02-01)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2사무 11,1-4ㄱ.5-10ㄱ.13-17 복음 : 마르 4,26-34

 

 

[나잇값을 해라]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앗을 뿌려 놓았다. 하루 하루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나지만 그 사람은 그것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데 처음에는 싹이 돋고 그 다음에는 이삭이 패고 마침내 이삭에 알찬 낟알이 맺힌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추수 때가 된 줄을 알고 곧 낫을 댄다."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를 무엇에 견주며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땅에 심을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더욱 작은 것이지만

 

심어 놓으면 어떤 푸성귀보다도 더 크게 자라고 큰 가지가 뻗어서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된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비유로써 말씀을 전하셨다.

 

그들에게는 이렇게 비유로만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에게는 따로 일일이 그 뜻을 풀이해 주셨다.

 

 

 

내가 어렸을 때 누가 내 나이를 물어보면 실제 나이보다 한두 살 더 보태어 대답하곤 했다.

 

좀더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점잔을 빼기도 했다.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좀더 나이를 먹고 신학교에 들어가니 영적 지도를 해주시던 할아버지 신부님은 우리에게 ’나이값을 하라’는 말씀을 자주 들려주셨다.

 

젊은 날의 혈기로 일을 그르치고 철없이 굴 때면 신부님은 늘 ’나잇값을 하라’ 고 말슴하셨는데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무척 부끄러웠다.

 

엊그제 20년 만에 만난 친구가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많이 어른스러워졌네. 아저씨가 다 되었구먼" 하고 말했다.

 

내일 모래면 마흔인데 ’어른스러워 보인다’ 니 참 묘한 느낌이 들었다.

 

하긴 어른이 된다는 것이 나이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리라. 성숙하다는 것은 그 나이에 맞는 모습을 살아감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땅에 뿌려진 씨앗은 처음에는 싹이 돋고 그 다음에는 이삭이 패고 마침내 이삭에 알찬 곡식이 맺힌다.

 

한 알의 씨앗으로 이 세상에 뿌려진 나는 지금 어떤 과정에 있는 것일까? 싹이 돋고 있을까? 이삭이 패고 있을까,

 

아니면 알찬 열매를 맺고 있을까? 할아버지 신부님의 말씀이 다시 귓전에 울린다. "나잇값을 해라.’

                                  김영수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