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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탈리다 쿰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05 조회수2,002 추천수12 반대(0) 신고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2002-02-05)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2사무 18,9-10.14ㄴㄹ.24-25ㄱ.30-19,3 복음 : 마르 5,21-43  

 

  

[탈리다 쿰]

그때에 예수께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호숫가에 계셨을 때에 야이로라 하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를 뵙고 그 발 앞에 엎드려

 

“제 어린 딸이 다 죽게 되었습니다. 제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병을 고쳐 살려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를 따라 나서시었다. 그때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밀어대며 따라갔다.

 

그런데 군중 속에는 열 두 해 동안이나 하혈증으로 앓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여러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고생만 하고 가산마저 탕진했는데도 아무 효험도 없이 오히려 병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러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군중 속에 끼여 따라가다가 뒤에서 예수의 옷에 손을 대었다.

 

그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손을 대자마자 그 여자는 과연 출혈이 그치고 병이 나은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기적의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돌아서서 군중을 둘러보시며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누가 손을 대다니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군중이 사방에서 밀어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둘러보시며 옷에 손을 댄 여자를 찾으셨다. 그 여자는 자기 몸에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예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병이 완전히 나았으니 안심하고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저 선생님께 더 폐를 끼쳐드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들은 체도 아니하시고 회당장에게 “걱정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게 하시고 회당장의 집으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사람들이 울며 불며 떠드는 것을 보시고 집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왜 떠들며 울고 있느냐?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코웃음만 쳤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내보내신 다음에 아이의 부모와 세 제자만 데리시고 아이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고 “탈리다 쿰!”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소녀야, 어서 일어나거라”라는 뜻이다.

 

그러자 소녀는 곧 일어나서 걸어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라 마지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시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다.

                                       (마르 5,21-43)

 

 

유난히 늦잠이 많았던 나에게 한 선배가 일러준 말이다. “눈을 뜨면 곧바로 일어나라. 꼼지락거리면 그만큼 더 일어나기 어려워진다.”

 

맞는 말이다. 꼼지락거리며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 종일 뒤척거린다.

 

이른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쉽지 않다. 교구청에 들어와서 매일같이 새벽미사를 드리는 일은 힘든 일 중의 하나다.

 

어쩌다 술이라도 마신 다음날은 새벽미사에 나가는 일이 더 힘들다.

 

첫번째 자명종이 울려도 죽은 듯이 누워 있다가 휴대전화에 맞추어 놓은 두번째 자명종이 울려야 겨우 눈을 비비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 복음에서 회당장의 딸을 고치러 가시는 예수님 앞에 많은 사람들이 가로막고 선다.

 

딸이 이미 죽었으니 예수님이 오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었다.

 

믿음으로 치유된 여인을 찾으신 이유도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신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듣지 못했다.

 

예수께서는 아이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도 그 집으로 가 누워 있는 아이의 손을 잡고 “탈리다 쿰!” 하고 외치신다. 그러자 소녀는 즉시 일어나서 앉았다.

 

나를 깨우러 오시는 주님을 가로막고 선 나의 게으름과 타성을 제치고 그 분은 나에게로 오신다.

 

그리고 힘없이 늘어진 내 손을 잡고 외치신다. “탈리다 쿰!”

                                      김영수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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