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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은 오는가?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15 조회수2,131 추천수14 반대(0) 신고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2002-02-15)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58,1-9ㄱ 복음 : 마태 9,14-15

 

 

[새벽은 오는가?]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우리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주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그러나 곧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태 9,14-15)

 

 

“옛날 옛날에 못된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가 살았더란다.

 

못된 시어머니는 외아들의 사랑을 빼앗아 간 며느리가 몹시 미워 조그마한 솥에 밥을 짓게 하였대.

 

그런데 그 솥이 어찌나 작은지 밥이 겨우 두 그릇밖에 나오지 않아 착한 며느리는 마침내 굶어 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며느리 무덤가에서 못 보던 새가 ‘소쩍소쩍’ 하고 울기 시작했어.

 

그 소쩍새는 솥이 작아서 굶어 죽은 며느리가 환생한 샌데, 너무 억울해서 밤마다 나타나 무덤가에 앉아 ‘소쩍다, 소쩍다’ 하고 운다고 해.”

 

아직도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는 배고픈 사람이 많고, 세계 도처에는 굶어 죽는 인구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한다.

 

선진국들은 아프리카 난민들을 먹여 살려도 남을 만큼의 음식 찌꺼기를 버린다고 한다. 우리도 거기에 한몫 거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온 세상 난민들의 집을 다 지어주고도 남을 만한 폭탄을 퍼부었다고 한다. 거기에 우리도 한몫 거들었다.

 

힘깨나 쓴다는 정치인·경제인들치고 불의한 돈에 연루되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지금 우리 사회는 혼란스럽다.

 

청소년 성매매, 사기, 마약, 도박, 세금 포탈, 공적 자금 빼돌리기, 힘있고 가진 사람들의 유희’……. 율법학자·바리사이들이여! 단식한답시고 밥 한끼 굶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단식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영혼을 낮추는 겸손한 자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단식은 정의를 실현하고, 불이익을 취하지 아니하고,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이렇게만 하면 “너희 빛이 새벽동이 트듯 터져 나오리라”고 이사야 예언자는 말한다.

 

                                 곽명호 신부(대전교구 신탄진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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