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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보여줄 기적은...?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19 조회수1,687 추천수14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는 이 세대를 보시고

내가 보여줄 기적은 요나의 기적 밖에 없다고 하신다.

그러시면서도 요나보다 더 큰 기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회개에로 이끄셨다.

 

그렇다면 내가 이 세대를 보고

보여줄 기적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삶을 통해 세상사람들을 회개의 길로 이끌 수 있단 말인가?

 

성 프란치스코는

가난과 겸손의 길을 통해서 회개의 삶을 살았고

또 그 삶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회개의 길로 이끌어 주었다.

그 덕에 나도 프란치스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은혜를 누리고 있다.

 

나 또한

회개의 삶을 통해 세상사람들을 회개의 길로, 은총의 길로 초대해야 할텐데

때론 막연하기조차 하다.

 

내 한몸조차 깊이 회개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회개를 어찌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요나 또한

연약하고 비겁한 일꾼이지 않았던가?

그러면서도

하느님의 명을 받아 수행해야만 했던 예언자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면

나 비록 부족하고 보잘것없지만

하느님의 명을 받아 회개를 선포해야만 하는 또다른 예언자가 되어야 할진대...

 

요나를 통해

우리 자신이 비록 부족하고 연약하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회개를 이루시는 이는

내가 아니라 바로 하느님이시다.

나는 하느님의 메신저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말로써 보다는 삶으로써 말이다.

 

결국 내가 보여주어야 할 기적은

숨은자로서, 가난한자로서, 겸손한자로서 살아가는 것밖에 없으리라.

거창한 하느님 나라의 일꾼으로서도 아니요,

유명한 설교가도 아니요,

이름난 영신지도자도 아니요,

훌륭한 조직가도 아니요,

행정가도 아니요...

 

그냥 작고 가난한 한 영혼으로서

조용히 조용히

성실히 성실히

겸손히 겸손히

묵묵히 묵묵히

아무것도 아닌 양,

아무것도 게의치 않으면서

그냥 작은 기쁨 가운데 살아가는 것이리라.

 

그것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세상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아니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가장 큰 기적이 아닐까?

이 아귀다툼하는 세대를 위해서 말이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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