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부터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26 조회수1,702 추천수10 반대(0) 신고

4박5일 소록도 환우들과 함께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연세들이 많으셔서 지난달에 함께 미사를 드리던 분들이 보이지 않아 여쭈어보니 아프시다고 하셔서 참으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강길웅 신부님도 안녕히 잘 계시고 이번에 한국에 오신 것이 40년 되셨다는 수녀님도 건강하신 모습을 뵈니 반가왔습니다. 비록 그곳에 계신 분들은 손과 발이 불편하고 신체의 여러 부분이 일반인과는 다르게 일그러 져 있지만 마음은 늘 하느님과 함께 하려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모습의 저 이지만 제 영혼이나 내면의 모습은 그분들의 외모처럼 일그러져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서로 돕고 나누며 사는 것을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돌아오는 여름방학 때 학생들과 다시 소록도에 체험 학습을 떠나려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리고 소록도에 함께 가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요.(011-9040-0153, 02-420-2405)

 

사순 제2주간 화요일 (2002-02-26)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1,10.16-20 복음 : 마태 23,1-12  

 

  

[나부터]

 

그때에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모세의 자리를 이어 율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꾸려 남의 어깨에 메워주고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마나 팔에 성구 넣는 갑을 크게 만들어 매달고 다니며 옷단에는 기다란 술을 달고 다닌다.

 

그리고 잔치에 가면 맨 윗자리에 앉으려 하고 회당에서는 제일 높은 자리를 찾으며 길에 나서면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아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중에 으뜸가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

 

                                         (마태 23,1-12)

 

 

예수께서 노골적으로 백성의 지도자들을 질타하신다. 완곡하게 말씀을 해도 알아듣겠지만 예수께서는 구태여 그들의 위선과 모순을 낱낱이 짚어가며 책망하신다.

 

생각해 보면 그것이 설사 사실이라 해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법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복이기도 하다.

 

내 벗들 중에도 이러한 사람이 있다. 이런 친구와 통화를 하고 나면 벌레 씹은 것 같아 다시는 상대하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곰곰이 씹어보면 일리가 있고 다듬어야 할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78세 되신 어느 수도회 설립자 신부님과 함께 지내는 동안 자주 이런 기도를 하는 것을 들었다.

 

“주님, 제가 말한 것은 저부터 실행하게 해주십시오!” 그분은 정말 그랬다. “각자 자기 의자를 강당으로 옮기십시오!”라고 하면서 당신이 제일 먼저 의자를 들고 나가셨다.

 

밤 성체조배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한번도 빠짐없이, 제일 먼저 와 기도하셨다.

 

주님 앞에서 겸손할 것을 가르치시며 성당 제일 구석 자리에 거의 얼굴이 땅에 닿을 정도로 몸을 굽혀 기도하셨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가르치시며 그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에 노령에도 불구하고 헌신하셨다.

 

나도 그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김영복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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