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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상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28 조회수1,455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순 제2주간 목요일 (2002-02-28)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예레 17,5-10 복음 : 루가 16,19-31  

 

  

[보상 ]

 

그때에 예수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부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화사하고 값진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그 집 대문간에는 사람들이 들어다 놓은 라자로라는 거지가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앉아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했다.

 

더구나 개들까지 몰려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다. 얼마 뒤에 그 거지는 죽어서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게 되었고 부자는 죽어서 땅에 묻히게 되었다.

 

부자가 죽음의 세계에서 고통을 받다가 눈을 들어보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브라함이 라자로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소리를 질러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를 불쌍히 보시고 라자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 제 혀를 축이게 해주십시오.

 

저는 이 불꽃 속에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하고 애원하자 아브라함은 ‘얘야, 너는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지만 라자로는 불행이란 불행을 다 겪지 않았느냐?

 

그래서 지금 그는 여기에서 위안을 받고 너는 거기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다.

 

또한 너희와 우리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놓여 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 건너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거기에서 우리에게 건너오지도 못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래도 부자는 또 애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소원입니다.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주십시오.

 

저에게는 다섯 형제가 있는데 그를 보내어 그들만이라도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도록 경고해 주십시오.’

 

그러나 아브라함은 ‘네 형제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으면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였다.

 

부자는 다시 ‘아브라함 할아버지,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찾아가야만 회개할 것입니다’ 하고 호소하였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루가 16,19-31)

 

 

어머니는 세례를 늦게 받으셨다. “왜 내가 좀더 눈 밝고 정신 좋을 때 세례를 안 받았던고?” 하시며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하시며 성서를 읽으신다.

 

그 실력(?)으로 식구들이 모이면 성서 얘기를 가끔 하시는데 어려운 외국 이름은 풀어서, 아브라함은 하느님으로, 라자로는 고생한 거지로 바꿔서 하는 식이다.

 

특히 불운이 겹치는 사람이나 박복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에 대해 얘기할 땐 온갖 복을 다 누린 사람과 불행이란 불행을 다 겪은 사람을 똑같이 대우하신다면 하느님도 아니지 하신다.

 

사실 고생하고 수녀원에 온 사람은 위로해 주고 싶고, 실컷 즐기고 들어온 사람에게는 요구하고 싶어진다. 그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사람들과 면담을 하면 할수록 지상에서도 이미 이 성서의 대목이 실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적으로 볼 때 온갖 복을 다 누린 사람일수록, 대우받으며 풍족하게 누리면서 맘껏 하고픈 것 하고 살아온 사람일수록 복음적인 가치를 사는 데 매우 빈곤한 것을 보게 된다.

 

인내심이 부족하고, 낮출 줄 모르고, 자기 뜻을 포기할 줄 모르고, 남의 사정 이해할 줄 모르고, 속 좁게 토라지고 이기적이며 자기만 챙긴다.

 

그리고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때론 독선적이고 남을 은근히 무시하고 잘난 체한다.

 

반면에 불행을 겪은 사람일수록 굽고 접혀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남을 쉽게 단죄하지 않고, 용서할 줄 알고,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 줄 알고,

 

양보할 줄 알고, 참을 줄 알고, 겸손하고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이타적인 사랑을 할 줄 알고 하느님을 찾는다.

 

이들의 마음이 주님의 마음을 많이 닮았다면 이미 주님의 마음 안에 안겨 있는 것이 아닐까?

 

                                             김영복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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