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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생명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13 조회수2,118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순 제4주간 수요일 (2002-03-13)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49,8-15 복음 : 요한 5,17-30  

 

  

[영원한 생명]

 

그때에 예수께서 유다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언제나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예수를 죽이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예수께서 안식일법을 어기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하시며 자기를 하느님과 같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아들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그대로 할 뿐이지 무슨 일이나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아들도 할 따름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친히 하시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보여주신다.

 

그뿐만 아니라 아들을 시켜 이보다 더 큰일도 보여주실 것이다. 그것을 보면 너희는 놀랄 것이다.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듯이 아들도 살리고 싶은 사람들은 살릴 것이다.

 

또한 아버지께서는 친히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그 권한을 모두 아들에게 맡기셔서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존경하듯이 아들도 존경하게 하셨다.

 

아들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존경하지 않는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의 세계로 들어섰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때가 오면 죽은 이들이 하느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것이며 그 음성을 들은 이들은 살아날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때이다.

 

아버지께서 생명의 근원이신 것처럼 아들도 생명의 근원이 되게 하셨다. 아버지께서는 또한 아들에게 심판하는 권한을 주셨다.

 

그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내 말에 놀라지 말라. 죽은 이들이 모두 그의 음성을 듣고 무덤에서 나올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오면 선한 일을 한 사람들은 부활하여 생명의 나라에 들어가고 악한 일을 한 사람들은 부활하여 단죄를 받게 될 것이다.

 

나는 무슨 일이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그저 하느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이기 때문에 내 심판은 올바르다.”

 

                                       (요한 5,17-30)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으로 소개한다.

 

그러나 나는 사제요, 복음 선포자이면서도 영원한 생명을 얻고 싶으면 예수를 믿으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예수가 영원한 생명의 근원임을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라는 표현이 현대인들에게, 아니 나 자신에게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영원히 산다는 것이 물리적 시간의 연장과는 그 형태나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영원한 생명이라는 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가 이미 자연적 현상으로서의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저항이나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까닭일까?

 

아니면 죽음을 직면하지 않고 늘 미래의 것으로만 유보시키는 탓에 당면한 문제가 되지 못하는 까닭일까?

 

“어떻게 죽음을 극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표현보다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있는 삶 또는 의미있는 삶인가?” 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다.

 

적어도 나에겐 살아도 사는 보람이 없고, 살아야 할 의미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살아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내 삶에서 충만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후회 없는 인생이 될 수 있다면 짧든 길든 무슨 상관이며, 더구나 죽은 다음에야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죽은 다음의 일은 별로 관심이 없지만, 적어도 예수처럼 살다 갈 수 있다면 내 삶의 의미는 영원할 것이며, 나는 이미 천국을 살았다 할 수 있겠다.

 

                           임문철 신부(제주교구 서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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