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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다의 심장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27 조회수1,773 추천수12 반대(0) 신고

성주간 수요일 (2002-03-27)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50,4-9ㄱ 복음 : 마태 26,14-25  

 

  

[유다의 심장]

 

그때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 하자 그들은 은전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일러주셨다. “성안에 들어가면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사람더러 ‘우리 선생님께서 자기 때가 가까웠다고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댁에서 과월절을 지내시겠다고 하십니다’고 말하여라.”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과월절 준비를 하였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그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네 말이다.”

 

                                       (마태 26,14-25)

 

 

인간은 누구나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해버린 거짓말,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 순간 저지른 부정과 위선,

 

개인의 안위와 안락을 위한 속임수와 간계 등을 저지르면서 우리는 심장병을 앓는 것이다.

 

1968년 시드니 선언이 있기까지는 인간의 심장은 한 사람의 생명을 가름하는 판단 기준이었다.

 

그렇다고 인간의 생과 사를 뇌의 움직임이 있고 없음에 따라 판단하게 된 시드니 선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인간의 심장은 생명과 죽음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심장의 섬세한 영적 작용이 갈수록 무뎌진다는 데 있다. ‘이 정도쯤이야’, ‘선의로 한 것인데’, ‘나만 그런가, 뭐’라는 식의 합리화가 서서히 심장을 파괴하고 있다.

 

이렇듯 유다의 심장은 우리 각자의 삶 안에 내재(內在)해 있다.

 

스스로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위장하는 심장은 더이상 심장이 아니다.

 

심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그것이 어디 살아 있는 목숨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내가 그런 심장을 갖고 산다는 것이다.

 

어쩌면 부활이란 이러한 굳은 심장, 무뎌진 심장이 죽고 새살, 새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윤영길 신부(광주대교구 곡성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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