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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누구인가?
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4-20 조회수1,709 추천수8 반대(0) 신고

부활 제3주간 토요일 (2002-04-20)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사도 9,31-42 복음 : 요한 6,60-69  

 

  

[나는 누구인가]

 

그때에 예수의 제자들 가운데 여럿이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예수께서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못마땅해하는 것을 알아채시고 “내 말이 귀에 거슬리느냐?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적인 것이며 생명이다. 그러나 너희 가운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누구며 자기를 배반할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또 이어서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사람이 아니면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물러갔으며 더이상 따라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보시고 “자, 너희는 어떻게 하겠느냐? 너희도 떠나가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이 보내신 거룩한 분이심을 믿고 또 압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한 6,60-69)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는 예수님의 물음에 대한 정답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하는 너는 네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때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누구이며 뭘 하는 사람인가? “나는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님은 바람 속에서」, 57쪽)라고 말할 수 있다면 참으로 좋으련만 나는 오늘도 보람과는 먼 일상의 일들에 빠져

 

‘성당 짓는 일’을 잊고 있는 것 같다. 엉뚱한 곳에 정신을 팔고 있다. 믿고 안다는 것과 땀 흘려 일하는 것과의 차이를 느낀다. 돈에 눈이 먼 생활이 아니었나 반성한다.

 

물고기 153마리(요한 21,’11)를 볼펜 상표로 만든 분이 있다. 뵙지는 못하였지만 그분의 기업 철학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 기업의 주인이 예수님인 것 같은 착각을 한다. 예수께서 하지 말라고 하신 일곱 가지(마태 5-7장) 중 맨 먼저 것이 “성내지 말라”임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권위를 내세우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

 

간음한 여인을 돌로 치려다가 진퇴양난에 처한 내 모습 ―’예수께서 이미 내 죄가 그 여인 못지않다는 사실을 알고 계심을 알았기에’―’과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마태 26,’33)라고 다른 사람들은 주님을 버릴 수 있음을 단언하는 나의 위선을 생각하면 믿고 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신이 인간이 된 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신이 되게 하기 위해서다”라는 옛 성인의 말씀은 우리가 얼마나 큰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며, 하느님을 닮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김기문(기업인. 서울대교구 개포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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