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눈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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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5-10 | 조회수2,640 | 추천수35 | 반대(0) 신고 |
5월 10일 부활 제 6주간 금요일-요한복음 16장 2--23절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눈물>
1887년 3월 중순경 돈보스코 성인이 설립한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안토니오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1883년 아버지를 여읜 후 줄곧 돈보스코의 기숙사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안토니오는 고향에 사는 누나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습니다. 불길한 예감을 겨우 억누르며 뜯어본 편지 안에는 아니나 다를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더 이상 학비나 기숙비를 한푼도 보낼 수 없으니 빨리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당시 돈보스코의 오라토리오에는 완전한 고아들도 있었지만, 부모가 있는 아이들도 많았었는데, 아이들의 수효가 너무 많아 형편 닿는 대로 학비나 기숙비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돈보스코의 오라토리오에서 재미있게 지내고 싶었던 안토니오의 걱정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습니다. 편지를 받은 즉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안토니오는 겨우 울음을 삼키며 성당으로 갔습니다. 기도하러 간 것입니다.
마침 성당에서 나오던 죠아키노 신부가 안토니오를 발견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죠아키노 신부는 안토니오가 손에 쥐고 있던 편지를 읽고 나서야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고 나와 같이 돈보스코께 가보자"며 죠아키노 신부는 안토니오를 돈보스코의 사무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를 돈보스코에게 보여드렸습니다.
천천히 그 편지를 읽고 난 돈보스코는 미소를 지으며 안토니오를 소파에 앉게 했습니다. 그리고 한 작은 상자에서 뭔가를 꺼냈는데, 그것은 아주 진한 담배가루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한줌 집어 안토니오의 코 가까이 갖다대자 안토니오는 참지 못하고 크게 재치기를 시작했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안토니오의 눈에는 눈물대신 어느새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눈물을 거두고 웃고 있는 안토니오에게 돈보스코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안토니오, 네가 웃으니 이제 나도 안심이다. 이제 즉시 경리수사님한테 가거라. 그리고 돈보스코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전하거라. <그간 밀려있던 학비나 기숙비 모두는 물론이고 앞으로 들어갈 경비까지 돈보스코가 다 지불했습니다>(돈보스코 회고록 9권 참조)."
돈보스코의 도움을 받은 안토니오는 후에 살레시오회 사제가 되었으며, 후에 돈보스코로부터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콜롬비아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훌륭한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한 안토니오가 세상을 떠나자 콜롬비아 국민들은 범국민적 애도를 표할 정도로 그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존경받는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돈보스코는 대단한 유머감각을 지닌 성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유머감각을 버림받은 아이들, 슬픔에 잠겨있는 아이들, 고통 중에 있는 아이들, 죽어 가는 아이들을 위해 활용하셨습니다.
돈보스코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갖은 형태의 놀이에 "짱"이셨습니다. 갖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도구를 사용해서 풀 죽어 지내는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드셨습니다.
우는 이들의 눈에서 손수 눈물을 닦아주었던 사제, 세상의 고통에 지친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 주었던 사제가 돈보스코였습니다.
진정으로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어려운 사회복지시설에 거금을 기부하는 일, 주님의 말씀을 잘 풀어서 말씀에 목말라 하는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일 등등 많은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그 중에서 아주 의미 있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근심으로 가득 찬 이웃들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주는 일입니다. 오늘 하루 연꽃 같은 미소를 짓는 우리가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미소가 세상 곳곳으로 퍼져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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