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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권한(authority)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6-01 조회수1,745 추천수15 반대(0) 신고

예수성심성월 첫날에 우리는 권한(authority)에 대한 논쟁을 접하게 된다.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예수님께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 하고 묻는다.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원로들은 <사람으로부터> 권위를 위임받은 사람들이고 기득권자들이다. 이러한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권위가 조금이라도 위협을 받는다고 느낀다면 즉시 그 권위를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본능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어느 누군가가 자신들이 위임받은 직책에서 비롯되는 일들과 비슷한 일들을 하게 되면 권한을 따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잘 아는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 중에 소위 <돌파리 치과의사>가 있다. 정식으로 치과의사 면허가 없이 어려서부터 치과에서 근무하며 보고 배운 기술로 의사 못지 않은 실력과 기술을 겸비한 분이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수많은 고발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도 꿋꿋하게 일해 나가시면서 시골의 돈없고 힘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빨을 손봐 주신다.

 

의사와 약사들이 권한 논쟁을 한다. 이것이 바로 <밥그릇 논쟁>이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권한 논쟁을 한다. 이것이 바로 <밥그릇 논쟁>이다. 오늘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원로들은 먼저는 세례자 요한과 그리고 지금은 예수와 <밥그릇 싸움>을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레자 요한은 보기 좋게 자기들의 권한을 침범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바도 있다. 그런데 또 예수라는 작자가 이 권위에 도전을 한다는 것이다. 이 기득권에 침범을 해오고 있음을 강하게 느끼고 불안해 하면서 아예 그 싹을 잘라버리려 생각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권한을 이렇게 생각하신다. 권한은 사람으로부터 받은 권한이 있고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권한이 있다. 사람으로부터 받은 권한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권한으로서의 기능을 할 때만 유효한 권한이다. 권한은 <백성을 짓누르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섬기기 위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권한이 주어졌다하더라도 그 권한이 자신의 부귀영화와 명예를 위한 수단이 된다면 그것은 참된 권위가 될 수 없다. 그 권한이 백성을 섬기기 위한 것이라면 언제나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권한이기에 참된 권위가 되는 것이다.

 

우리 또한 어떤 식으로든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성직자는 교회로부터 권한을 부여받고 있고, 수도자 또한 그렇다. 교회 안에서도 여러 직책을 통해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나 또한 여러가지 직책을 통해 많은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다. 나는 내가 교회로부터 또 장상으로부터, 형제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이 내가 부여받은 영역에 들어오게 될 때 방어적 자세를 견지하지는 않는가? 나는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너는 면허증이 없지 않느냐는 자세를 갖고 그를 짓밟으려 하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나는 오늘 예수를 고발하려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 원로들과 진배 없으리라. 그리고 서로 밥그릇 싸움하는 의사들과 약사들과도 다를 바 없으리라.

 

내가 부여받은 권한이 정말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참된 권위가 될 수 있으려면, 나는 다른 사람이 나의 영역과 직무에 들어오게 될 때 하느님께서 나의 부족함을 메꾸어 주시기 위해 보내주시는 선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직분을 내 권위를 내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로 형제자매들에 대한 봉사를 위해 사용하게 될 때 나는 참다운 권위가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되리라.

 

오늘 예수성심성월 첫날에 우리에게 권한을 부여해 주시고도 마음아파하실 그 주님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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