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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필요한 일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2-07-10 조회수1,884 추천수8 반대(0) 신고

.  연중 제 14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오 10, 1-7

 

열두제자를 불러 권능을 주시고 세상으로 파견하시기 직전의 장면이다.

 

마태오 복음서는 크게 나누어 다섯개의 긴 설교로 구성되어 있다. 5-7장은 산상설교, 10장은 파견설교, 13장은 하느님 나라의 비유설교, 18장은 공동체 설교, 24-25장은 심판 설교(종말 설교)로 나누어볼 수 있다.

 

5-7장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가야 할 완덕의 길을 밝혀주신 원대한 이상에 따라 8-9장에선 그 말씀이 단순한 말씀으로만 그치지 않고 현실 생활 안에서 살아있고 실제로 위력을 발휘함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듯 치유의 이야기들 10개가 한군데로 모아져있다.

 

그 치유의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예수님을 따르는 것에 대한 가르침이 끼어 들어있다는 것도 유심히 볼 일이다. 바로 이러한 치유의 이야기들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실습의 현장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수님의 옆에서 말씀과 행적을 직접 보고 듣고 전수 받아 준비가 되어있는 제자들은 10장에서 예수님과 같은 일을 하도록 파견받는다.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그들에게 하나하나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세와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는 능력을 주시어 파견하신다. 당신이 8-9장에서 행하셨던 능력을 그들에게도 주어보내시는 것이다. 그 열두 사도의 이름이 나열된다.

 

사도들의 명단이 성서에 나온 것은 네 번인데(마태 10,2-4; 마르 3,16-19; 루가 6,14-16; 사도 1,13), 오늘 다시 명단들을 자세히 비교해보니 순서와 이름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마태오 복음에서 사도들의 명단의 특징은 형제들이 세쌍이고 그 형제들이 나란히 연이어 거명된다는 것이다.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야고보와 타대오)

 

마르꼬 복음에선 베드로와 안드레아 사이에 제배대오의 아들들이 끼어들어있다. 또한 루가복음과 사도행전의 명단에선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는 거명되지만 그 동기인 타대오는 빠지고 대신 야고보의 아들 유다가 거명된다.

 

순서는 바뀔 수 있다지만, 사도의 이름이 다른 것은 어떻게 된 일인가?

학자들은 타대오와 유다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운 동일인물인지, 아니면 다른 인물인지에 대해 논란을 벌였으나 정확한 것은 결국 모른다. 사도행전과 루가복음은 결국 같은 인물이 쓴 것이니, 두 복음사가가 같고 한 복음사가가 다른 셈이다. 어떤 복음사가의 착각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두명 밖에 안되는 사도들의 이름이 제대로 전해지지않을 만큼 그들은 자신의 이름이나 행적을 남기는데는 초탈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성서에는 몇몇 제자들의 행적만 간결하게 기록되어있을 뿐, 거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어떤 곳에서 어떤 일들을 했는지 알기가 힘든다. 그만큼 예수님의 제자들은 오직 그들이 맡은 임무에 충실했고, 그 임무마저도 자신을 드러내는 일없이 행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엊그제는 교구의 큰 행사가 있었다. 큰 행사 하나를 치뤄보며 그것도 앞에서 이끌다보니 가장 필요한 일꾼이 누구이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일꾼이 누구인지 확연히 구별이 된다. 능력이 있어도 시끄럽게 떠들며 자신을 드러내기에 바쁜 사람들, 능력이 없어도 자신에게 맡겨진 작은 일 하나를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이 도움이 될 것인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먼저 이스라엘 안에서,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주위에서부터 소리없이 맡은 일을 해나가는 사도들의 모습 안에 우리의 모습이 들어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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