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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의 한가운데에서...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2-08-05 조회수1,561 추천수12 반대(0) 신고

연중 제 18주간 월요일 말씀(예레 28,1-17; 마태 14,22-36)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단단한 육지가 때론 출렁이는 물결이 되는 수가 있다. 우리의 순항을 방해하는 심한 역풍을 만나면 주위 사방은 마치 우리를 집어삼키려는 풍랑으로 보일 때도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적당한 바람과 물결은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동기가 되고 자극이 되었으나, 어느 사이 점차 어둠이 몰려오고 바람은 거세어져 한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어 버릴 때가 있는 법이다.

 

그 장애물들과 쩔쩔매며 씨름하는 동안에는 결코 알 수 없지만, 마음을 조금만 가다듬고 주위를 돌아보면 비로소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우리의 중심 안에 주님이 안 계셨다는 것을 깨닫는 수도 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그분은 우리가 그토록 쩔쩔매고 무서워했던 그 시련과 장벽들 속을 뚫고 우리를 구하러 오시는 것을 볼 것이다.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

 

만일 우리가 너무 겁을 집어먹고 허둥대어 그분의 말씀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그분을 유령처럼이라도 희미하게 알아볼 수 있는 행운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분을 믿고서 어리석어 보이는 모험마저 강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희미하게라도 그분을 알아본 사람은 이전엔 꿈도 꾸어보지 못한 용기를 내어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를 흔들고 삼키려는 그 물 위를, 겁나는 현실을, 태연자약하게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에 도취되어 아직 육지가 아님을 잊어선 안된다. 오히려 출렁이는 배 위에 있을 때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시련과 위험이 도처에 깔려있는 생의 한가운데를 홀로 걸어갈 때는 절대 다른 곳에 눈길을 주어서는 안된다.

 

자신의 한계 이상의 능력을 몇 번 내 보였다고 해도 결코 방심하지 말아야한다. 그랬다가는 정말 우리의 목숨까지 위급한 지경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 우리는 주저없이 주님께 비명을 질러야 한다. 그리고 팔을 뻗어야 한다. "주님, 살려주십시오!"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그분을 우리의 배 안으로 영원히 오르시게 하는 일이다. 더 이상 바람이 불지 않도록... 아니 불더라도 더이상 우리를 가로막지 못하도록...  그리고 그분을 우리의 참 하느님으로써 언제까지나 모시는 일일 것이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우리를 방해하고 삼키려던 물은 육지가 되고 우리는 생의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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