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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문과 진실(9/26)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26 조회수1,594 추천수19 반대(0) 신고

헤로데 영주가 이 모든 일을 전해듣고 소문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떤 사람들에 의하면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켜졌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에 의하면 엘리야가 나타났다고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 의하면 옛날에 활약한 어느 예언자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헤로데는 "요한은 내가 목베어 죽였다.

그렇다면 내가 들은 이 소문의 주인공은 누구란 말인가?" 했다.

그리고 그분을 보고 싶어했다.(루가 9,7-9)

 

 

<소문과 진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언제나 우리는 무성한 소문 가운데서 살아간다.

이 소문은 때론 일부 진실로 밝혀지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그야말로 <헛소문>일 경우가 많고

적어도 진실이 왜곡된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 소문은

때론 여론화되어 막강한 군중심리로 작용하기도 하여

진실이 왜곡되어 상상치도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아마 개인적으로도

이런저런 소문을 접해보고

고개를 갸우뚱해 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호기심 가운데서

진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소문의 노예가 되어

때론 그 소문을 즐기면서

자기 생각을 덧붙여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등

이야기가 이상하게 변질되는 것도 경험하였을 것이다.

 

소문과 진실은 그 자체로 다르다.

 

헤로데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소문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예수가 누구냐는 이야기다.

1번은 세례자 요한의 화신이다.

2번은 엘리야의 화신이다.

3번은 누군지는 몰라도 어떤 한 예언자의 화신이다.

 

소문은 이렇게 좀 비슷하게 접근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예수의 신원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실의 일부를 담고 있을지는 몰라도

절대로 진실일 수가 없다.

소문의 실상은 항상 이런 법이다.

따라서 어떤 소문을 접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인식하고 전제해야만 한다.

진실을 위장한 왜곡된 이야기임을 전제로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실수를 하지 않는다.

사실 1번, 2번, 3번 모두 틀린 답이 아닌가?

 

헤로데도 처음에는 1번을 답이라 생각했던 것같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1번은 답이 될 수 없는 듯이 여겨졌다.

왜냐하면 소문의 그 1번은 자신이 직접 관련된 당사자로서

자기 손으로 요한의 목을 베었기에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 확실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사람들은 1번을 답으로 여긴다 하더라도

당사자는 분명하게 적어도 1번은 아님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헤로데의 자세를 우리는 일부 배워야 한다.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이야기는 진실이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4번의 답을 찾곶자 하는 노력...

헤로데는 이 소문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다시 찾게 되고

그래서 그분을 만나보고 싶어한 것이다.

실제로 소문의 주인공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어보아야만

이 사람이 누구인지 보다 정확히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

우리는 소문은 답이 아니라고 여겨야 한다.

그리고 그 왜곡된 진실을 찾아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 실제적인 당사자를 만나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침이 없이 내 안에서 그 어떠한 결론도 내려서는 안된다.

 

헤로데는

나중에 예수를 만남으로써

예수가 누구인지를 적어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소문의 세가지 답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해졌고

진실은 예수가 그보다 훨씬 더 위대한 분이고 메시야일 가능성이 있음을

보게된다.

 

물론 여기까지의 헤로데는 좋았으나

그 다음 단계에 문제가 있었다.

진실을 찾아놓고도 외면해 버렸다는 것...

이것이 헤로데의 비극이었을 뿐이다.

 

우리는 헤로데에게 배워야 하겠고

또 헤로데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겠다.

소문에 휩쓸리지 않고 진실을 찾으려는 헤로데의 자세를 배워야 하겠고

찾은 진실을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그 헤로데의 가슴아픈 비극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하겠다.

 

오늘

나에게는 어떤 소문이 떠돌고 있는가?

그 소문 때문에 혹 나는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은가?

헤로데는 소문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소문은 절대로 진실이 아니니

그 소문의 노예가 되지 말지어다.

오히려 소문을 기초로 하여 참 진실을 추구할지어다.

그리고 그 찾은 진실을 외면하지 말지어다.

 

오, 하느님!

당신은 나의 주님이시요 구세주이시나이다!

헤로데는 예수를 이렇게 고백했어야만 했다...

아, 이런 비극이...

진실을 찾고도 놓쳐버렸으니...

 

오,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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