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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편 가르기 없기...(9/30)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30 조회수1,399 추천수15 반대(0) 신고

요한이 대답하여 "스승님, 어떤 사람이 당신 이름으로 귀신들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

그를 가로막았습니다. 그가 저희와 함께 (당신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를 향하여 말씀하셨다. "가로막지 마시오.

사실 여러분을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여러분을 지지하는 것입니다."(루가 9, 49-50)

 

 

<편 가르기 없기...>

 

그 어떤 단체나 집단도

늘 파벌 같은 것이 있어 말썽이 많다.

그 때문에 서로 시기하고 싸우기도 하고

때론 갈라서서 원수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조선왕조 5백년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당파 싸움이 아니었던가?

우리 그리스도교의 가장 큰 문제도

당파 싸움이요

내가 소속된 본당이나 단체의 가장 큰 문제도

파벌이다.

이는 물론 인간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것이고

우리 교회 역사 초기부터도 있어 왔던 것이다.

늘 니편 내편, 편가르기 때문에

정말 하나가 되어 영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하곤 한다.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에서도

이 문제가 대두되었다.

제자들 가운데 누가 제일 높으냐는 문제로 서로 다투게 된다.

참 기가 막힌 것은

예수님이 수난에 대한 두번째 예고를 하고 난 직후에

이 문제가 나왔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스승은 죽음을 예감하며

준비를 하고자 하는데

제자들은 정작 알아 들어야 할 그 말씀은 못알아듣고

파벌 싸움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예수님은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신다.

내부 파벌을 위한 처방전을 내어 놓으신다.

그것은 어린이 답게 변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말해 겸손해 지라는 이야기고

사심이나 욕심을 버리라는 이야기일 게다.

공동체 안에서 내부 파벌이 생길 때

그것은 우리 공동체 구성원이 더 겸손하기를 촉구하시는 순간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 다음 문제는

내부 파벌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파벌이다.

우리와 함께 하지는 않는 다른 단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갈라짐이다.

가령,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

꾸르실리스타들과 성령쇄신파들,

다른 레지오 쁘레시디움들,

재속회와 다른 단체들...

우리 수도회와 다른 수도회,

우리 교구와 타 교구...

외부와의 관계 안에서 이런 파벌적 성향이 대두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수님은 이에 대한 해법도 제시하신다.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방해하거나 가로막지 말아라.

내가 소속한 공동체나 단체와 다른 성격이나 성향, 사업을 지닌다고 해서

비난하거나 욕하지 말아라.

우리 모두 함께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불리움 받은 동반자들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연대의식이다.

서로가 적이 아니라 좋은 일을 위한 동반자임을 의식한다면

우리는 함께 보다 나은 세상 건설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이 가장 싫어하신 것이

바로 이런 내부 파벌, 외부 파벌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분은 하나됨, 일치를 그토록 강조하신 것은 아니었을까?

 

오늘 성체를 받아 모시며

나는 혹시 내부적으로, 혹은 외부와의 관계 안에서

이런 파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다른 단체...

나와 다른 나라

나와 다른 인종

나와 다른 언어

나와 다른 문화...

 

오, 얼마나 아름다운가?

수많가지 꽃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엮어내듯이

하느님 나라도

이렇게 다양함을 서로가 받아들이는 가운데서

아름답게 영글어가게 되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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