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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란치스코 기념 혹 대축일?(10/4)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10-04 조회수1,458 추천수14 반대(0) 신고

오늘 우리 회관 직원이 이런 질문을 했다.

<신부님, 이해가 잘 안돼요.

그저께 소화 데레사 축일에는 초를 세개씩이나 켜든데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축일인데 초를 하나만 켜던데요?>

 

<응, 그건

우리 나라가 아직 선교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선교사업의 수호자인 소화 데레사를 대축일로 지내고

이태리에서는 성 프란치스코를 대축일로 지내지만

우리 한국교회에선 그냥 기념으로 지내기 때문이지...>

 

이제 우리 한국교회도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

선교지에서 선교사를 파견하는 교회로 성장하였기에

소화 데레사를 대축일로 지내는 것을

어쩜 다시 재고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가르멜 회원들은 화를 낼지 모르지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를 적어도 축일급 이상으로 격상시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프란치스칸이기 때문이라고만 여긴다면 잘못된 이해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소화 데레사를 필요로 하였던 때가 있었다면

이제는 아씨시의 프란치스코를 필요로 하는 때가 온 것이 아닐까?

물론 성인들이 다 훌륭하고

특히 소화 데레사 성녀는 프란치스코의 작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사셨기에

갈멜 회원이셨지만 나는 프란치스칸적 갈멜 회원이라고 여긴다.

 

프란치스코는 로마 교회가 전성기에 있을 때 등장한 인물이다.

교회에서는 황금기라고 여겼던 최고의 권력과 부를 누리던 때

하느님께서는 그 시대에 필요한 인물로서 성 프란치스코를 보내주셨다.

 

우리 한국교회도

종교적 관점, 사회학적 관점 등 여러 관점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려왔고 지금도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그 반대를 향해 내려막길을 걸어야 할른지도 모른다.

이러한 때에 필요한 것이 프란치스코 같은 인물이다.

그래서 시대는 언제나 모델을 필요로 하는 법이다.

 

우리 프란치스칸들에게 있어서

오늘이 우리의 작음의 성소를 다시 갱신하는 대축일이기에

그냥 어떤 면에서는 소박하게 촛불 하나로 제대를 장식한다 하더라도

성 프란치스코는 오히려 기뻐할 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각자와

우리 공동체

우리 교회는

지금

프란치스코 같은 모델을 필요로 한다.

 

요즘은 프란치스코에게 말씀의 계시를 내렸다는

비잔틴 양식의 성 다미아노 십자가가 많이 알려져 있다.

가끔 이 성당, 저 성당,

이 집, 저 집을 들릴 때마다

다미아노 십자가를 볼 때마다

프란치스코가 이제 꽤 많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다미아노 십자가라는 외적인 상징보다

그 십자가가 프란치스코에게 계시하신

그 말씀이 모든 성당, 모든 집에 깊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 프란치스코의 축일을 지내면서

한국 교회를 위한 최선의 비방은

프란치스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느끼며

그를 사부로 모시고 있음에 깊은 감사와 책임감을 느낀다.

 

가난한 주의 종 프란치스코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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