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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말이 온다면...(11/14)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11-14 조회수1,791 추천수13 반대(0) 신고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바리사이들에게서 받으시고 그들에게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는 알아채게 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보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보시오, 실상 하느님 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로부터 버림을 받아야 합니다.

(루가 17, 20-21. 25)

 

 

<종말이 온다면...>

 

수도원 월피정 주제를 <종말론>으로 하루를 보냈다.

이 위령시기에, 그리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적절한 주제였다.

 

우리는 종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종말에 대해 크게 두가지로 대비되는 자세가 있을 법하다.

 

하나는 이 세상은 지나가는 것이요 참 세상인 저 하늘나라가 진짜이기 때문에

세상을 초월하여, 즉 초역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영신주의적 입장과

반대로 하느님 나라는 바로 지금, 여기서 이루어진다는 관점에서

죽음 후의 삶보다는 현실 삶의 개혁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는 현실참여론적 종말론이

그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 두가지 종말론이 각자 안에 혼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 강조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수도자들은 영신주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보니 현실참여적인 측면에서는 좀 약하게 보이고

현실을 무시하는 듯한 삶을 영위하기도 한다.

반대로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세상 가운데서의 삶이 중심이기에

현실론적 입장이 더 두드러지라 생각된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초현실적인 삶을 추구하는 수도자들에게서도 현실참여적인 사고는 아주 중요하고

세상사에 찌들려 살 수밖에 없는 평신도들에게도 영신적 입장 또한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 두 요소는 상호보완되어야만 한다.

참다운 종말론은 목표는 죽음 후의 참세상인 저 하느님 나라에 두고 있지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예수님은

오늘 어쩜 그릇된 초현실적, 초역사적 종말론으로 현실을 무시하는 세태를 보면서

현실에 충실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상 하느님 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예수님의 현존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이 현존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이다.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다면 그곳이 곧 하느님 나라이다.

따라서

예수님은 벌써 하느님 나라로써 사람들 가운데 서 계시지만

사람들은 와 계신 하느님 나라는 보지 못하고

상상속의 하느님 나라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질책하시는 것이다.

 

자,

우리 모두는 지옥이 아니라 천국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천국은 상상속의 꿈같은 장소가 아니라

예수님이 함께 계신 곳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 예수님이 함께 계신 곳에 우리도 있기 위해서는

그분처럼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로부터 버림을 받아야 함>도 잊지말자.

예수님이 당시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벗이 되고

우리 죄인들을 위해 수고 수난하셨듯이

우리 또한 일상의 삶 안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벗이 되고

정의와 평화, 보다 아름다운 세상 건설을 위해 때론 힘겨운 투쟁도 해야함도

잊지 말자.

 

하느님 나라!

지금, 여기에 있음을

그대, 보고 있는가?

예수와 함께 하는 그 나라를

그대는 체험하고 있는가?

그 좋은 나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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