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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5주일
작성자계만수 쪽지 캡슐 작성일2003-02-08 조회수1,471 추천수12 반대(0) 신고

연중 제5주일

 

TV, 신문, 인터넷에 보면 요즘 가장 많이 눈에 띄이는 단어가 있습니다.

로또 복권이라는 것인데,

어제 저녁에 이 복권의 당첨자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복권의 당첨금이 얼만지 다 아시죠?

 

10억, 100억도 아니고

1000억이랍니다.

세금을 다 제한다 하더라도

700억이 넘는 돈을 가지게 됩니다.

 

로또 복권 1등에만 당첨된다면

인생이 확 바뀌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복권을 샀다고 합니다.

 

어제밤엔 이 복권을 손에 쥐고 많은 사람들이

어젯밤을 숨죽이며 기다렸을 것입니다.

정말 인생이 확 바뀐 사람도 생겼을 것이고,

그냥 평범하게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혹시 이 복권을 사신 교우들도 계실 겁니다.

혹시 사신 분 있으십니까?

당첨되셨어요?

 

이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8백만 분의 1이라고 한답니다.

거의 당첨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도 모두들 이 복권을 손에 쥐는 이유는

복권 한 방으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일 겁니다.

 

왜 우리 삶을 바꿔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 사는 삶이 불안하면서도

더 좋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으면 좀 더 맛있는 것,

좋은 집과 옷에,

많은 사람들을 부리며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는 환상을 우리는 가집니다.

어쩌면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힘겹고 벅차기에

그런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8백만분의 1의 확률 때문에

온 국민이 환장해 있는

정말 억수로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ㅅ브니다.

 

아마도 어제 복권 발표가 끝나고 난 뒤

많은 분들이 1등에 당첨되지 못함을 아쉬워하면서

1등에 당첨된 사람을 억수로 부러워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담 주 토욜이면

또다시 복권을 손에 쥐게 발표를 기다릴 것입니다.

한 방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

어쩌면 이 한 방은 어린 학생들부터

단련되고 준비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초등학생부터 고3 수험생까지

이 학생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1년에 한 번 치르는 수능 때문인 것처럼 보입니다.

 

학생들은 12년을 공부해서 자기가 원하는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진학하려고 합니다.

물론 학생들보다 부모님이 더 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로또 복권 1등에 비할 수는 없지만

12년의 학창시절은 수능 한방으로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행복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복권 당첨과 수능,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만으로

우리의 행복은 결정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안되며 그렇게 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하느님의 결정은 언제나 공평하다는 것입니다.

천억에 당첨된 사람도

좋은 대학에 합격한 사람도

좋은 직장을 얻은 사람도

그 자신의 기쁨이나 행복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의 부러움의 대상이 될 지언정

또다른 고통과 시련의 늪을 건너야 할 것입니다.

 

화려하고 멋지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또다른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십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을 중심으로 짧고 간단 간단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음을 우리는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회당에 갔다가 나와서

시몬의 집에 가시고

또 거기서 시몬 장모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장모를 고쳐주시고,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올 무렵

병자와 마귀들린 사람들이

그 집 문앞에 모여들자

그들을 모두 고쳐 주십니다.

 

그리고 어둠이 물러갈 새벽녘엔

조용한 곳에 가시어 기도하십니다.

 

기도가 끝난 뒤

갈릴래아 지방을 두루 찾아 다니시며

가르치시고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간단 간단하게 소개된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수많은 일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당신을 붙들어 주고 일으켜 준 힘은

바로 기도였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든 일의 중심엔 바로 기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기도는 세상의 유혹에서 예수님을 지켜주었고

모든 시련과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화려하게 편리한 방식으로 세상에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부자들과 정치인, 권력자들을 감화시키고, 그들을 회개시켜서

효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기적 한 방으로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메시아로 고백하고 하느님께로 돌아서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길은

어렵고 험난한 길이었고,

그분이 먼저 다가선 사람들은

고통받고 힘겨워하는 소외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물어보는 기도를 통해

한결같이 당신의 길을 고집하며 가셨습니다.

우리 인간의 눈으로 한 방에 해치울 수 있는 방법을

그분은 포기하셨고,

우리가 보기엔 바보같은 삶을 선택하셨고 그렇게 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바보같은 그분의 선택이 제대로 된 한방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제사 깨닫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온전히 당신을 내어놓으신 그 삶이 바로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던 한 방이었습니다.

8백만분의 1의 확률인 로또 복권 천억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가치있고 영예로우면서도 어려운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일 겁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쉽고 기초가 되는 방법은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드리는 기도만이

우리가 애타게 주님을 찾는 기도만이

주님을 향한 우리의 끝없는 신뢰의 기도만이

그 어려운 확률을 뚫고 하느님께로 인도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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