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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운 얼굴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2-27 조회수2,038 추천수13 반대(0) 신고

2월 28일 연중 제7주간 금요일-집회서 6장 5-17절

 

"성실한 친구는 안전한 피난처요, 그런 친구를 가진 것은 보화를 지닌 것과 같다. 성실한 친구는 무엇과도 비길 수 없으며, 그 우정을 값으로 따질 수 없다."

 

 

<그리운 얼굴들>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관찰하면서 느낀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10대 아이들 사이에서 "친구"란 거의 절대적인 존재, 마치 생명과도 같은 존재란 사실입니다.

 

거듭 가출을 시도하는 아이의 뒷배경을 조사해보면 원인은 대체로 단 한가지, "친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건전하고도 야무지게 쑥쑥 성장하는 아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교우관계가 좋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친구란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봅니다. 힘든 시기, 외로운 시기에 힘이 되어주는 사람, 사는 게 너무 팍팍함을 느낄 때 함께 술잔을 기울여주는 사람 정도면 좋은 친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사람, 특별한 일이 없이 그냥 전화해도 괜찮은 사람, 마음이 통해 만나면 편안한 사람, 마음놓고 내 고민을 털어놔도 그저 미소지으면서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은 친구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바지만 나름대로 다들 사는 게 바빠지면서 그런 이상적인  교우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나간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친구도 나도 가족들 눈치를 봐야 하고 또 먹고살아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영원히 변치 않는 친구, 그러면서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친구, 밤이든 낮이든 언제나 다가가도 항상 그 모습 그대로 우리를 반겨주는 친구,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의 끝없는 악다구니를 말없이 들어주고 조용히 우리의 어깨를 다독거려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묵묵히 우리의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걷는 사람, 특히 고통 중에 더욱 가까이서 우리를 동행하는 사람,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친구중의 친구입니다. 그분을 친구로 삼는 사람은 절대로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끼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세상살이에 지쳐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는 친구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무엇이 그리도 서러웠을까?

 막걸리, 그 밥그릇 술잔을 내려놓던

 친구의 흔들리는 눈동자에는

 맑은 물방울이 고였다(박재만)."

 

하루 하루를 마치 마지막 날인 듯 최대한 의미 있고 재미있게, 충실히 살고싶어지는 날들, 그래서 친구가 더욱 그리워지는 봄의 문턱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그냥 한번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며 전화 한 통 넣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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