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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쟁같은 삶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3-05 조회수1,960 추천수10 반대(0) 신고

3월 6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루가 9장 22-25절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전쟁같은 삶>

 

오늘 예수님의 권고 말씀-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을 묵상하다가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의 영원한 스승이신 돈보스코의 생애가 떠올랐습니다.

 

돈보스코는 태어나면서부터 성인(聖人)이 아니었습니다. 돈보스코 역시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면서, 그 인간적인 결핍들과 매일 투쟁하면서 아주 천천히 성덕의 계단을 밟아 올라간 사람이 돈보스코였습니다.

 

돈보스코는 절대로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적인 자질이나 능력 면에서는 탁월했지만 천성적으로 인내나 온순,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어머니 맘마 말가리타가 낳은 두 아들, 요셉과 요한(돈보스코의 이름) 가운데 요셉이 요한 보다 훨씬 더 온순하고 인내로운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어린 시절 요셉은 손님이 찾아오면 아주 반갑게 맞이했고 붙임성이 있어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요한은 쌀쌀하고 말수가 적었으며,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나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쉽게 말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귀엽다고 어른들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조차 싫어했습니다.

 

돈보스코는 회고록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것이 죽기 보다 싫었다. 복종, 그것처럼 내게 어려운 일은 다시 또 없었다." 돈보스코는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내게 명령하고 충고를 주는 사람들을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들의 명령이나 충고 앞에 나는 늘 격분했으며, 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시성(諡聖)절차에서 나타난 돈보스코와 관련된 몇 가지 재미있는 증언들이 있습니다. 돈보스코의 제자 갈리에로 추기경은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돈보스코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기에 자신을 반대하는 의견을 받아들이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돈보스코의 친구였던 벨타냐 몬시뇰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돈보스코는 무엇보다도 화를 잘 내는 사람이었다. 아주 고집스럽고 절대로 굽힐 줄 모르는 성격을 지녔었고, 그래서 자신의 계획이나 생각에 맞지 않는 사람들의 충고에는 절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런 여러 가지 증언들을 토대로 할 때 돈보스코는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불굴의 노력이 필요로 했던 사람입니다. 과격한 자신의 성격을 조절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자기 억제, 자기 포기, 자기 이탈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증언들이 돈보스코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돈보스코의 성격 안에는 분명 많은 결함들이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모든 부족함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긍정적인 측면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스코의 성격 안에는 다음과 같은 성격적 결함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불같이 성급함, 지나친 독립성, 강한 자기 주장.

 

만일 돈보스코가 자기 쇄신과 성장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었다면 성인(聖人)은 커녕 낙오자, 실패자가 될 뻔했음을 다음과 같은 증언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이 오라토리오에 인도하지 않으셨다면 나는 분명히 잘못된 길에 빠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돈보스코의 생애는 자신에게 주어진 크나큰 십자가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매순간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 싸워나간 여정이었습니다. 돈보스코의 삶은 자신에게 지워진 십자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고 가기 위한 전쟁 같은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고도 지루한 자기 자신과의 투쟁끝에 그는 마침내 자신의 이상향이었던 온유와 겸손의 성인(聖人) 성 프란치스코 드살을 꼭 빼닮은 성인(聖人)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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