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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사순5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11 조회수1,552 추천수10 반대(0) 신고

◎ 2003년4월11일(금) -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0,31-42

<유다인들이 예수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 몸을 피하셨다.>

 

[복음의 향기]

 

어제 복음에서와 같이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께서는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신다. 어제는 예수께서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있었다"(8,58)고 말씀하셨다가 그랬고, 오늘은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다"(10,30/오늘 복음 시작 바로 전 구절) 라는 말씀 때문에 유다인들의 손에 돌을 쥐게 만들었다. 유다인들은 예수를 비난하거나 그와 맞서 논쟁을 벌이는 데 이력이 났나보다. 물론 원인제공은 예수님이 하셨다지만, 이제는 툭하면 손에 돌을 집어드는 그들이 되었다. 오늘은 유다인들이 손에 돌을 집어든 채로 예수님의 자기 계시적 가르침을 만나게 된다.

유다인들이 예수께 "당신은 한갓 사람이면서 하느님 행세를 하고 있지 않소?" 하고 대들자, 예수께서는 "하느님께서 너희를 신(神)이라 불렀다"는 율법서의 말씀을 인용하신다.(여기서 율법서는 모세오경과 예언서만이 아니라 구약성경 전체를 의미한다.) 이 말씀은 정확히 시편 82장 6절을 가리킨다. 그러나 문맥상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아삽의 노래에 해당하는 시편 82장 전부를 봐야 한다: "하느님께서 신(神)들을 모으시고 그 가운데 서시어 재판하신다. ’언제까지 너희는 불공평한 재판을 하려는가? 언제까지 악인에게 편들려는가? 약한 자와 고아를 보살펴 주고, 없는 이와 구차한 이들에게 권리 찾아주며, 가난한 자와 약자들을 풀어주어라. 악인의 손에서 구해주어라.’ 그들은 분별력도 없고 깨닫지도 못하여 어둠 속을 헤매고만 있으니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나의 선고를 들어라. 너희가 비록 신(神)들이요, 모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들이나 그러나 너희는 보통 인간처럼 죽겠고 여느 군주처럼 넘어지리라.’ 하느님이여, 일어나시어 온 세상을 재판하소서. 만백성이 당신의 것이옵니다."(82장)

위의 시편 내용을 분석해 보자. 시편저자가 하느님의 재판에 부친 신(神)들이 누구인가? 여기서 신들은 바로 이스라엘의 지도자(재판관, 관리)들을 의미한다. 그들이 하느님의 능력, 즉 정의를 실현하는 기능을 대리하기 때문이다. 시편저자는 백성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자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살펴야 할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불의(不義)를 정당화하고 권리를 남용함으로써 대리적 기능을 저버렸음을 지적하고, 이로써 그들이 신(神)으로서의 품위를 상실했음을 선포한다. 그러나 적어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神)이라 불리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율법서의 말씀을 인용하여 자신이 하느님의 일을 행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신(神)이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시는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이 좋아하시는 일을 헤아리지도 행하지도 못함으로써 "신(神)이 됨"과 "아들 됨"의 자격을 박탈당한 유다인들은 손에 돌을 쥔 채로 예수를 해치려고 한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벗어나 요한이 한 때 세례를 베풀던 요르단 강 건너편으로 가서 머무르셨다고 한다. 요르단 강 건너편이라면 거기가 어디인가? 바로 예수님 스스로가 세례를 받으시고, 성삼(聖三) 하느님의 현현(顯現: epiphany)과 더불어 아들로서의 계시를 받은 곳이며, 공생활의 준비를 위한 대피정(40일간)을 하셨던 곳이다.(마태 3,13-4,2; 마르 1,9-13; 루가 3,21-22; 4,1-2 참조)◆

[사순절은 자주 내가 받은 세례를 기억하는 시기입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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