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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기의 스캔들
작성자김선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26 조회수1,324 추천수10 반대(0) 신고

부활 제 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요한 2019-31)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저는 가끔씩 성인전을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하곤 합니다.

 

 '어쩜 그분들의 삶이 그렇게도 아름다울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 나도 그분들처럼 정말 잘 살아봐야지.

  그래서 성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다짐을 하며 스스로를 재촉합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고 살아가면서,

 

 '성인들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분들이 하신 일들과 덕행을 살펴보면, 도무지 저같은 못난이는 따라할 수도 없을 것같은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성인전을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생겨난 버릇이 있습니다. 그 성인들의 잘못했던 점들이나, 인간적인 부분들을 찾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을 찾고 내용을 읽어보면서, 저는 스스로 위안을 찾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갖습니다.

 

 '그래, 이렇게 위대한 성인들도 이랬던 적이 있었는데 뭐~ ^^;'

 

 

 오늘 하느님께서 들려주시는 이 복음은 요한 복음의 끝자락입니다. 이 부분에서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이자 복음사가인 요한은 복음서의 제작의도를 밝힙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사실 복음에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주요 사건과 더불어서, 사소하게는 일반사람들의 사사로운 속마음까지도 설명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읽으면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러나 요한이 이렇게 다양하게 글을 썼던 주된 이유는 요한 자신이 명백히 밝힌 바와 같이 그 어떤 다른 이야기들도 아닌,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기에 사람들이 그를 믿게 하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복음을 쓴 의도가 이러하다면 요한 사도는 그 본래 의도만 명확히 드러나도록 복음을 썼어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그 당시 그 교회내에서 가장 큰 권위가 있는 12사도들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너무나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표현은 너무나도 적나라해서,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가 예수님을 절대 배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세번이나 예수님을 배반한 사실까지 나옵니다. 더구나 베드로가 슬피 울었다는 내용까지 덧붙여서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유다인들이 무서워 어떤 집에 모여서 문을 닫아걸고 숨어있는 제자들의 모습과 또 다른 사도였던 토마스가 예수님의 부활 사실을 믿지못하여 예수님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왜 요한은 이렇게 자신들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을까요? 요한 자신도 그 권위의 상징인 열두 사도들 중에서도 알아주는 제자가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자신을 깎아내리면서까지 후세에 영원히 남겨줄 복음서에 엄청난 스캔들이 되었을  그런 내용을 남길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런데 저는 반대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일 복음서에 완전무결한 이들의 모습만 그려졌다면,

 과연 그 복음을 읽고 사람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었을까?'

 

 오히려 사도들의 나약하고 부족한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위안을 얻습니다.

 

 '예수님이 직접 가르치시고 양성하셨던 제자들도 우리랑 똑같았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위에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하느님의    

 교회를 세우셨어! 우와~ 이 얼마나 기쁜 소식인가!

 우리도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어!'

 

 그리고 그것들로 인하여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복음을 읽으면서 우리자신이 아무리 부족하고 못났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정말 멋진 일입니다. 우리 다같이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남겨준 요한을 비롯한 모든 복음 사가들과 그들에게 성령의 빛을 비추어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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