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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죄의 문제
작성자은표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03 조회수1,24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죄의 문제  ☜

 

죄{罪}여, 죄여,

과연 너는 무었이기에,

내 영혼{靈魂}을 그렇게 전율{戰慄}케 하느냐!

네 깃발이 내 영토{領土}에서 휘날리고 있고,

네 사슬이 나를 그렇게까지

묶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냐!

나는 지금 울고 있노라.

너 때문에 지금도 한없이 울고 있노라.

 

『죄는 죄로서 드러나게 되고 계명으로 말미암아 그 죄가 얼마나 악독한 것인지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죄의 종으로 팔린 몸입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

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의 육체에서 나를 구해 줄 것입니까?』

{로마 7: 13-15, 24}. 나 역시 이 사실에 대한 실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니 나의 생활은

솔직히 말해서 죄와의 싸움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참으로 사도 바오로가 말한 대로 나는 죄

의 종으로 팔린 몸이고 따라서 가장 비참한 인간인지도 모른다.『너는 항상 죄를 짓고 있지

않은가』라고 하는 소리가 어디선지 모르게 나의 귓전에 울려 퍼지고 있다. 참으로 깊이 메

아리쳐 오르는 번민과 고뇌가 내 영혼을 짓누르고 있다. 이 때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 것은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다. 사도 바오로의 심각한 토로{吐露} 가운데는 신앙 생활을 한 후,

언제나 죄를 짓는 者, 그리고 죄의 사함을 그저 습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마는 者에게는 그리

스도를 믿는 것 자체도 참으로 불가능하다는 형국{形局}이 가공할 만한 절실한 현실로 일러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도 바오로 같은 양심의 고뇌를 묘사하고 있는 영혼의『드라

마』를 읽고서 전율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자신을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본다. 죄를 범하고 있는 나 자신이지만 나는

죄의 사함에 습과화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십자가로 돌아갈 때, 자기에 대해서

는 절망하면서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절망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십자가 안에서 나는 죄와

의 투쟁을 방기{放棄}하고 체념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습니다. 언제나 죄를 짓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보지도 못한 사람이고...』

{1요한 3: 6}라고 하는 요한의 위대한 선언을 나는 십자가를 통해서 항상 새롭게 믿으려고

한다. 우리는 그저 성화를 입버릇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의인{義認}과 함께 성화를 믿는

것이 아니면, 의인{義認}도 올바르게 믿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의인{義認}만을 내세우는 신

앙은, 말하자면 죄의 사함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가공할 만한 오류에 우리를 빠뜨리고

만다. 죄를 범하면서, 인간이 죄를 범하지 않는 새로운 사람{人}을 믿는 것은 십자가에 있

어서의 神의 기적인 것이다. 어찌되었던 나는 이 기적적인 신앙을 죽을 때까지 계속 견지

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神의 의{義}에 부들부들 떨면서 神의 무한한 인내와 사랑에 매

달린 채, 끝까지 그리스도께 대한 올바른 신앙을 주십사 하고 나는 기도할 뿐이다.

 

PS: 김정원 신부님 강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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