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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3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08 조회수1,201 추천수7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8일 (목) -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6,44-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복음의 향기]

 

오늘의 복음(44절-51절)은 어제의 복음(35-40절)에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41-43절이 빠져있다. 빠진 부분을 잠시 살펴보자. "이 때 유다인들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빵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못마땅해서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41절) "아니,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부모도 우리가 다 알고 있는 터인데 자기가 하늘에서 내려 왔다니 말이 되는가?"42절) "그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무엇이 그렇게 못마땅하냐?’"(43절) 하시고는 44절의 말씀을 계속하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요한복음사가가 예수님 주위의 사람들을 "군중" 대신에 "유다인들"이라고 지칭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복음서 저자는 예수께서 다시 한번 유다인들의 총체적인 불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유다인들이 "생명의 빵"에 불신을 표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께 그 빵을 달라고 청하였기 때문이다.(34절) 그들의 불신은 오히려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말에 있다. 예수 주위의 군중들은 거의 갈릴래아 출신으로서 예수와 그의 부모를 모를 리가 없다. 동시에 이들은 "위로부터 난 적이 없기 때문에"(요한 3,3 참조) 예수께서 하늘에서 내려 오셨다는 말씀의 참뜻을 알 리가 없다.

 

하느님의 복음 앞에 인간의 태도는 늘 그렇듯이 눈에 보이는 것만 보려하는 것이 문제이다. 어떤 사람에 대하여 그의 가문이나 출신, 혈연이나 학벌 등으로 그를 다 안다고 해버리는 인간의 태도가 늘 걸림돌이 된다. 그들은 예수께서 20년 이상 목수의 아들로서 두 손안에 쥐어진 연장을 통하여 하느님께 바쳐진 시간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간들 안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자의식(自意識)을 키워나갔으며,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 하늘로부터 파견되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5월1일 복음의 향기 참조) 예수께서는 자신의 신적(神的) 출처를 밝혀 유다인들의 "못마땅해하는 마음"을 채워주시기 보다는 이를 일축(一蹴)해 버리시고는 하느님께로부터 배움을 받도록 권고하신다.

 

상당히 논리적이지만 풀리지 않는 신비가 하나 있다. 그것은 인간의 믿음과 하느님의 선택의 관계이다. 우리는 어제 복음을 통하여 "사람이 예수님을 믿는 행위"와 "그 사람을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맡겨 주시는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정립하였다. 이 점을 예수께서는 다시금 강조하고 계신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44절) 어떤 인간도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예수님을 믿을 수는 없다. 하느님께서 그 인간의 가까이 또는 내심(內心)에서 그를 불러주셔서 하느님 생명의 공동체로 이끌어 주셔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느님께서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시하시지는 않는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움직여 주시면, 인간은 동시에 자유로이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인간은 예수께 대한 믿음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믿음은 인간의 자유의지적 결단인 동시에 하느님의 선택적 선물인 것이다. "누구든지 아버지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는 사람은 나에게로 온다."(45절) 일단 믿음을 가지고 예수께로 오는 사람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보장된다.(47절) 예수님께서 생명의 빵이시며(48절), 이 빵을 그에게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빵은 이스라엘 조상들이 먹고도 죽어간 그런 만나와 같은 빵이 아니라 먹고 죽지 않는 빵이다.(50-51절) 이 빵은 바로 예수님의 살이다. ◆

 

[이로써 생명의 빵의 정체가 밝혀졌다. 생명의 빵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살이요 몸인 것이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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