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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3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10 조회수1,335 추천수5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10일 (토) -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6,60-69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복음의 향기]

 

오늘 복음은 지난 부활2주 금요일부터 평일복음으로 듣기 시작한 요한복음 6장을 종결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요한복음 6장의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을 요한복음 3장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과 관련지어 결말을 보아야 한다. 예수께서 주시는 자신의 살과 피는 물과 영으로 새로 태어난 자들(요한 3,5)을 위한 음식이다. 물과 영으로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분명 세례성사를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당장은 그렇지가 않다.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 하늘로부터 내려 온 예수께 대한 믿음을 가짐으로써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맡겨주신 사람들 대열에 드는 것이다. 아들은 이 사람들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려 아버지께 이끌어 갈 것이다.

 

누누이 밝혀 두지만 복음서의 목적은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 그러므로 복음서에 담겨있는 말씀은 그 목적상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는 복음말씀이 예수님 당대(當代)의 사람들에게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복음말씀이 예수님 후대(後代)의 사람들에게 간접적이고 상징적인 상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은 그분을 실제로 대면(對面)하였고 그분의 말씀을 직접 들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요한 14,9)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즉 누구든지 예수님을 보고, 말씀을 들은 그 자리에서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는다면, 아들이 주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빵의 기적"을 통하여 육신을 배불렸던 갈릴래아 사람들이 예수께서 "하늘에서 내려 온 생명의 빵"이심을 믿고, 예수께서 주시는 살과 피가 영생을 위한 양식이요 음료임을 믿는다면, 십자가상 예수의 한쪽에 달려있던 죄수의 경우와 같이 "오늘 너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가 23,43)는 말씀은 바로 그들을 향한 말씀이 되는 셈이다.

 

복음서의 독자와 우리들을 포함한 예수님 후대의 사람들은 복음서의 기록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예수님을 보게 된다. 이 경우에는 복음서의 말씀을 간접적으로 듣고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6)는 공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세례를 받음은 물과 영으로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는 것이고, 새로 태어난 사람은 육적인 양식보다는 영적인 양식인 예수님의 살과 피(성체성사)를 먹고 마심으로써 그 안에 사시는 예수님에 의해 영원한 생명을 키워가게 된다. 결국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비록 육신의 삶을 마친다 하더라도 마지막 날에 아들에 의해 다시 살아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믿고 세례 받은 모든 사람들은 예수님을 직접 보지 않고도 믿는 행복한 사람(요한 20,29)으로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예수님 당대의 사람에게나 후대의 사람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 그것은 예수님을 만나거나 그분의 말씀을 듣게되는 어떤 경우에든 그 자리에서 믿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 점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의구심을 가졌다. 거기에는 예수님의 제자들도 있었고 12제자들도 포함된다.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물러갔으나(66절), 12제자들은 다행스럽게도 베드로의 단호한 신앙고백 덕분에(68절) 예수님 곁에 남게 된다.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믿음이란 한번의 고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의 삶으로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을 주는 영적(靈的)인 삶을 추구하는 자는 열매를 쉽게 맺을 수 있겠지만 아무 쓸모가 없는 육적(肉的)인 삶을 추구하는 자는 어려울 것이다.(63절)◆

 

[1993년 5월 10일에 선종하신 이병만(요셉) 신부님의 기일입니다. 신부님과 세상을 떠난 모든 사람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드립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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