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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 제5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18 조회수1,480 추천수1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18일 (일) - 부활 제5주일

 

[오늘의 복음]  요한 15,1-8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복음의 향기]

 

오늘은 부활 제5주일이다. 우리는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님의 부활축제를 벌써 4주간을 지냈고, 오늘로써 5주간을 맞이한다. 부활의 진정한 의미! 그것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전례상의 주일미사를 통하여 부활의 기쁨을 겉으로만 체험할 것이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진실로 믿기보다는 교회가 지내는 부활시기에 무심코 어울려 따라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진실로 믿는데 어려움을 가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사건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사건이 가져오는 효과에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복음서가 보도하는 예수님의 부활사건 자체에 대한 불신(不信)보다는 우리의 삶 속에 부활사건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즉, 예수님의 부활로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말이다. 사람들이 변화하였는가? 세상이 달라졌는가? 어쩌면 우리 자신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주체인지도 모른다. 예수님의 부활이 진실이라면 그것은 오직 진실한 삶을 통하여 입증되어야 한다. 적어도 예수님은 자신이 구원의 길이요 하느님의 진리요 세상의 생명임을 자신이 살아 온 삶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매주일마다 믿는다고 입으로는 고백하고(사도신경), 특히 지금이 부활시기라는 의식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부활과는 무관(無關)한 삶을 살아가지 않는가 말이다. 인간은 하루를 살면서 많은 일들을 수행(修行)한다. 비록 드러나는 큰일을 수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어쩌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소극적 의미에서의 수행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적극적 의미에서의 수행을 말하고 있다. 즉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 삶에 어떤 적극적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벤트(사건)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은 5·18 민중항쟁 13번째 기념일이기도 하다. 5·18 민중항쟁은 깨어있는 민중이 민주사회 발전의 원동력임을 재확인하는 사건이었다. 이 항쟁은 이후 나라의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적인 통일, 그리고 평등 세상을 향한 사회진보 운동의 일대 전환점으로 자리잡았다. 5·18민중항쟁은 당시에는 무력과 피의 진압으로 패배하였지만 이후 전개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유신체제를 계승한 제5공화국 정권의 부도덕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증거가 되었고, 나아가서는 불법적인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한 정치군부 세력을 심판하였으며 마침내는 부당한 권력의 횡포에 맞선 민중의 자위적 무장항쟁이 국민저항권의 적극적 행사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5·18민중항쟁 시기의 수준 높은 나눔과 자치, 연대의 공동체 정신은 우리 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훌륭한 모범이자, 압제에 저항하는 세계 진보적인 사람들의 가슴에 가장 경이로운 민중항쟁의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이제 5·18민중항쟁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벤트)으로 머물려 하지 않는다. 이는 저항과 단죄를 넘어 나눔과 자치, 연대의 공동체 실현을 위해 우리 모두가 그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임무로 주어진다. 5·18 민중항쟁은 아울러 인류 역사의 숭고한 가치로 승화시켜 대대에 전해야 할 대한민국 모두의 정신이요 유산이다. 정신과 유산은 그냥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우리의 삶으로 살아져야 하며, 우리의 삶 속에 그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요한 15,1.8)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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