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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5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21 조회수1,791 추천수4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21일 (수)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5,1-8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2)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모조리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많은 열매를 맺도록 잘 가꾸신다. 3) 너희는 내 교훈을 받아 이미 잘 가꾸어진 가지들이다. 4)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마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는 가지가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나에게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6) 나를 떠난 사람은 잘려 나간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런 가지를 모아다가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7)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고 또 내 말을 간직해 둔다면 무슨 소원이든지 구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 8)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의 향기]

 

요한복음 15-17장은 예수님의 두 번째 고별사로서 후대에 와서 첨가된 부분이라고 했다. 따라서 두 번째 고별사는 원초적인 고별사인 13-14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 일어나 가자"(14, 31b)로 끝을 맺고 있는 첫 번째 고별사가 시기적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예수님과 제자들 간의 현장감(現場感)을 부각시키고 있다면, 두 번째 고별사에서는 예수님과 요한복음공동체 간에 필요한 관계를 정립하려는 학습감(學習感)이 고조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두 번째 고별사를 첫 번째 고별사에서 완전히 떼어 독립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첫 번째 고별사에 이어지는 말씀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예수님의 두 번째 고별사는 <포도나무 비유>를 통한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15,1-17), 증오와 미움으로 가득 찬 세상과 제자들의 관계(15,18-16,4), 오실 성령에 대한 말씀과 성령과 제자들과의 관계(16,5-15), 제자들의 기쁨과 슬픔(16,16-33), 그리고 예수님의 장엄한 기도(17장)로 구성된다. 예수님의 기도(17장)는 그 기도의 장엄함 때문에 <대사제의 기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제자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시는 기도(17,1-8)와 제자들이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시는 기도(17,9-19), 그리고 미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바라시는 기도(17,20-26 끝)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두 번째 고별사는 첫 번째 고별사보다 훨씬 길고 주제도 다양하다. 앞에서 이미 언급되었던 사랑의 계명, 성령의 약속과 성령의 정체, 예수님의 떠남과 재림에 관한 말씀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주제들이 더해지고 있다. 새로운 주제들은 복음서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요한복음공동체의 상황을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어느 공동체이든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그 공동체가 예수님께 신앙을 둔 믿음의 공동체라면, 예수님 때문에 세상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길 것이며, 예수님 때문에 생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오직 예수님 안에 있다. 따라서 우리 공동체 안에 어려움이 있다면 <포도나무와 그 가지>의 비유말씀을 재삼 음미하면서 우리 자신과 예수님의 관계를 다시금 조명해야 하는 것이다. 가지가 포도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하며, 나무에 붙어 있으면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포도원 주인에 의해 잘려나갈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는 꼭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경고성의 말씀도 되겠지만, 제자들이 우선 서로 사랑함으로써 예수님의 사랑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시는 그분의 강렬한 소망이기도 한 것이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말씀은 우리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일치와 사랑의 공동체에 어떻게 참여하는지를 보여주는 계시(啓示)이고 신비(神秘)입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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