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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5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22 조회수1,404 추천수3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22일 (목) - 부활 제5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5,9-11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도록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나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11)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의 향기]

 

포도나무의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고서 포도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통하여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예수께 끝까지 머물기를 당부하셨다.(15,1-8) 오늘 복음에서도 전체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모티브는 열매를 위한 포도나무와 가지의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포도나무인 예수께 가지들인 제자들이 머문다는 것은 곧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무조건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라고 하시는 것은 아니다. 스승인 예수께서 먼저 제자들을 사랑하셨고, 그 사랑은 아들을 사랑하신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따라서 스승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은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그 기초가 된다.(9절)

 

이제 예수께서는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신다. 그것은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무조건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먼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을 모델로 제시하신다. 따라서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10절)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사실을 대단히 기뻐하신다. 제자들이 스승을 따라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문다면 마찬가지로 기쁨이 보장될 것이며(11절), 이 기쁨은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주시는 것이다.

 

계명을 지킴으로써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사실상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예수께서는 이미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고 난 뒤 새계명을 선포하셨다. "나는 너희에게 새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3,34) 이렇게 계명과 사랑은 서로 묶여 있다. 구약성서의 사람들은 하느님의 계명과 사랑이 서로 별개의 것이며, 사랑이 계명에 속하여 계명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신약성서 후기에 사는 우리에게도 구약의 율법이 있고, 이 율법으로부터 물려받은 십계명도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계명과 사랑을 한데 묶어 주셨다. 모든 율법과 계명 중에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인지를 묻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신명 6,4),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레위19,18),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마태 22,37-40) 이렇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사랑의 이중계명)이 곧 계명의 전부이다.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곧 사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은 계명의 전부를 지키는 사람과 같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사랑이 추상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사랑의 구체적인 모델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사랑한 것처럼"(13,34) 안에 들어 있다. 여기서의 사랑은 낙관주의(樂觀主義)자들이 생각하는 안일하고 달콤한 로맨스(romance)에 등장하는 낭만이 아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사랑한 모델은 곧 예수께서 아버지 앞에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필립 2,8) 세상에 내어놓은 사랑이다. 그렇다고 예수께서 제자들의 목숨까지 요구하면서 사랑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선 "예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는 것이다. 사랑의 교과서는 예수님이시다. 그러나 그 책 안에 들어 있는 사랑을 구체적으로 배워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숙제이다. 숙제를 하면서 늘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는 황금률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 한번 씻겨주신 것으로 우리더러 그것을 따라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세상과 인간에게 드러내신 큰사랑을 묵상하는 하루를 빕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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