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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6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29 조회수1,792 추천수8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29일 (목) -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6,16-20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6)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나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17) 그러자 몇몇 제자들이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게 되겠고 또 얼마 안 가서 다시 보게 되리라든지, 나는 아버지께로 간다든지 하는 말씀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하고 수군거렸다. 18)그러면서 그들은 "’얼마 안 가서’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가? 무슨 말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하는 낌새를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되겠고 얼마 안 가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 한 내 말을 가지고 서로들 논의하고 있는 것이냐? 20)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의 향기]

 

앞서간 복음(15,26-16,15)에서 오시게 될 성령의 실제적(實際的) 정체(협조자)와 학습적(學習的) 정체(진리의 성령)를 계시하신 예수께서는 다시금 "떠남"에 대하여 언급하신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떠남"은 "잠시 동안"에 해당한다. 그것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조금 있으면" 보지 못하게 되었다가 "얼마 안 가서" 다시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16절) 이어서 오랜만에 제자들의 반응이 나타난다. 고별사의 둘째 부분이 시작되고 꽤나 오랫동안 침묵으로 스승의 말씀을 듣고 있던 그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자들은 "조금 있으면 보지 못함", "얼마 안 가서 다시 보게 됨", "아버지께 가심" 등에 대하여 몰이해를 나타내 보이면서 서로 수군거린다.(17-18절)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의아심을 직감하시지만 직접적인 해답을 주시기는커녕 이런 일들로 말미암아 제자들은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임을, 그러나 제자들의 근심이 곧 기쁨으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신다.(19-20절)

 

예수님의 말씀 때문에 제자들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보지 못한다? 보게 된다? 못 본다? 본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말씀인가? 보면 보는 것이고, 못 보면 못 보는 것이지, 보지 못하겠지만 얼마 안 가서 다시 보게 된다는 말이 과연 무슨 뜻인가? 제자들의 머릿속에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사람 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9,39)는 말씀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사실 예수님은 못 보는 사람을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을 못 보게 하려고 오신 분이 아니신가. 성서를 앞에 둔 우리는 이 대목이 예수님의 죽음, 부활과 발현, 그리고 승천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제자들에게는 당연히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들이다.

 

우리는 만나서 헤어질 때 "그럼, 잘 가. 다시 보자", "또 보자"고 말한다. 꼭 언제 다시 보자고 약속하지 않더라도 막연하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세상과 예수님 사이에 이 말은 소용이 없다. 세상은 예수님을 죽임으로써 예수님을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존재로 제거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세상은 예수님을 죽임으로써 그분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겠지만, 믿음의 눈을 가진 자는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예수님의 승천으로 말미암아 믿음의 눈을 가진 자도 잠시동안은 못 보게 되겠지만,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오시게 될 성령" 안에서 그분을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과 성령강림 사이에 존재하는 예수님의 시간적 부재(不在)는 제자들의 마음을 슬프게 만든다. 죽음과 고통과 부재(不在)는 쓰고 아픈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의 강림으로 말미암아 죽음으로부터 생명이 살아나고, 고통으로부터 기쁨이 태어난다. 그러므로 오직 믿음의 눈으로 예수부활과 성령강림사건을 보는 자만이 생명과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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