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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1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6-18 조회수1,571 추천수8 반대(0) 신고

◎ 2003년 6월 19일 (목) -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6,7-15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안다. 8) 그러니 그들을 본받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14)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어제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신앙인들이 수행해야 할 선행(善行) 가운데서 자선(慈善)과 기도(祈禱)와 단식(斷食)에 대한 수행지침을 내리셨다. 신앙인들이 이 수행지침을 엄수(嚴守)하여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행할 때, 이는 사랑과 신뢰와 겸손의 덕(德)으로 고양(高揚)된다.

 

오늘 복음에서는 기도(祈禱)에 대한 심화과정이 주어진다.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다"고 했듯이 기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기도하기를 꺼려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영혼이) 숨쉬기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도에는 특별한 장소와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기도가 왠지 어렵게 느껴지며, 기도에 대단한 문장(文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도는 오로지 기도로서만 학습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이지 하느님께서는 사실 우리가 기도를 통하여 청하기도 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8절) 그러면 기도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아니다. 전지(全知)하신 하느님께서 자녀들의 필요함을 다 알고 계심은 당연한 일이다. 하느님께서 이미 알고 계신 것과 우리가 청하는 기도는 엄연히 구별된다. 알고 계신다고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께서는 끊임없이 기도해야 함을 가르치시면서 "주님의 기도"(9-13절)를 들려주신다.

 

<주님의 기도>는 우선 예수님이 아버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이다. 이 기도는 일곱 가지 청원을 담고 있다. 전반부의 세 가지 청원은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에 관한 것으로서 하느님에 대한 청원이다. 후반부의 네 가지 청원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 "우리 잘못의 용서", "우리의 유혹", "우리의 악"에 관한 것으로서 인간과 삶에 대한 청원이다. <주님의 기도>는 예수의 청원에 의해 이 땅에 하느님의 영광(이름)과 통치(나라)와 섭리(뜻)가 계시되었음을 선포하는 감사와 찬양기도이며, 이 땅위에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육체적 구원(양식)과 영혼의 구원(용서)을 도모하여, 모든 인간을 온갖 유혹과 악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 종말론적 구원을 주시려는 예수님의 다짐기도인 것이다. 이제 예수께서는 당신의 기도를 우리에게 물려주신다. 그럼으로써 <주님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었다. 그러나 이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 기도를 바치신 예수님의 뜻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만일 나의 관심과 취미가 세상 것들에만 있다면, 나는 "하늘에 계신"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나의 믿음이 다른 사람들과 그들의 어려움에 대한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면 나는 "우리"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매일의 삶 안에서 아버지와 이루는 관계를 증명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버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모든 일에서 하느님께 대한 존경과 영광과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나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나의 마음 안에, 우리 집에, 우리 학교에, 우리 성당에, 우리 나라에, 그리고 전 세계에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마지못해 한다면, 나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나의 삶에서 아버지의 뜻을 마지못해 따르거나 화를 내며 한다면, 나는 "아버지의 뜻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지금 여기서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나 자신을 내어놓을 진정한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나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매일의 양식을 얻기 위한 정직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가족과 친구, 이웃의 분명한 요구를 무시한 채, 나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 대하여 계속해서 원한을 품거나 비방한다면, 나는 "저희에게 잘못한 일을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유혹 받을 상황에 고의적으로 남아 있다면, 나는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하느님의 말씀과 기도라는 무기를 가지고 영적 세계에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나는 "악에서 구하소서"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의 영광을 먼저 찾는다면, 나는 "영광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여기 내 삶 안에 계신 하느님보다 매일 발생하는 일들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면, 나는 "영원히"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정직하게 "어떠한 값도 치르겠습니다. 이것이 저의 기도입니다"하고 말하지 않는 한, 나는 "아멘"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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