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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4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06 조회수1,603 추천수9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7일 (월) -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9,18-26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오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18) 예수께서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께 절하며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19)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일어나 그를 따라가셨다.

20) 마침 그 때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던 어떤 여자가 뒤로 와서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다. 예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1) 예수께서 돌아서서 그 여자를 보시고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 여자는 대뜸 병이 나았다.

23) 예수께서 회당장의 집에 이르러 피리 부는 사람들과 곡하며 떠드는 무리를 보시고 24) "다들 물러가라.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코웃음만 쳤다. 25) 그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간 뒤에 예수께서 방에 들어가 소녀의 손을 잡으시자 그 아이는 곧 일어났다. 26) 이 소문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기도와 믿음의 방향

 

오늘 복음은 마태오가 마르코복음의 5,21-43에 보도된 복합기적사화를 옮겨 쓰면서 내용을 대폭 줄여 요점만 전하고 있다. 총 23절을 단 9절로 줄인 것이다. 많은 내용을 간단히 줄이는 데는 요약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으로 부족할 때는 변질시키는 방법을 쓴다. 물론 무턱대고 변질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편집의도에 따른다.

 

오늘 복음을 마르코복음과 비교해보면, 마태오는 마르코가 야이로라고 하는 회당장(5,22)의 이름을 거명(擧名)하는 대신 그냥 한 사람의 회당장으로, 회당장의 딸이 다 죽게되었다(5,23)는 부분을 "방금 죽었다"고 바꾸었고, 하혈증을 앓던 여인이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는 순간 병이 나았다(5,29)는 대목을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대고 난 뒤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21절)는 예수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대뜸 여인의 병이 나았다고 바꾸는 등 여러 부분을 자신의 편집의도에 맞게 축소 변질시켰다.   

 

사건의 진상을 비교적 상세히 보도하는 마르코복음사가는 기적사화의 주체인 예수님과 대상인물을 동시에 부각시키면서 기적을 유발시키는 "믿음"을 촉매제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에, 마태오는 기적의 주체인 예수님만 부각시키고 있으며, 예수님께서 기적을 수행하실 수 있도록 그 마음을 움직여 주는 동기(motivation)를 대상인물과 관계없이 중요하게 보고 있다. 즉 회당장의 경우에는, 아이가 이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살려달라는 "간청"(기도)이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으며, 하혈증을 앓고 있는 여인의 경우에는, 예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나으리라는 "생각"(믿음)이 중요한 동기가 되는 점이다. 여기서 마르코는 회당장의 간청과 여인의 생각 자체에 상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나, 마태오는 간청과 생각 자체가 기적을 유발하는 중요한 동기는 되지만 기적의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태오는 결국 기도나 믿음 자체보다 예수님의 권능을 더 강조하려 하고 있으며, 이로써 예수의 그리스도론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예수께서는 구원받기 위해 기도와 믿음을 누누이 강조하셨다. 그러나 기도와 믿음 자체가 구원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믿는 대상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위가 구원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21절) 하고 말씀을 내리시자 여인은 즉시 치유되었다. "다들 물러가라.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다"(24절) 하신 예수께서 소녀를 잡아 깨우시니 소녀는 다시 삶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렇게 구원행위의 주체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흔히 방향을 잃어버린 채 그저 강렬한 기도와 믿음만 있음을 접하게 된다. 모든 기도와 믿음의 방향은 철저하게 그리스도 예수를 향해 있어야 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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