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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 제17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27 조회수1,610 추천수12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27일 (일) - 연중 제17주일

 

[오늘의 복음]  요한 6,1-15

<예수께서는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달라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그 때에 1)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2)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예수를 따라갔다. 그들은 예수께서 병자들을 고쳐 주신 기적을 보았던 것이다. 3) 예수께서는 산등성이에 오르셔서 제자들과 함께 자리잡고 앉으셨다. 4) 유다인들의 명절인 과월절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5) 예수께서는 큰 군중이 자기에게 몰려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이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이것은 단지 필립보의 속을 떠보려고 하신 말씀이었고 예수께서는 하실 일을 이미 마음속에 작정하고 계셨던 것이다. 7) 필립보는 "이 사람들에게 빵을 조금씩이라도 먹이자면 이 백 데나리온 어치를 사온다 해도 모자라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8) 제자 중의 하나이며 시몬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9) "여기 웬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자기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10) 예수께서 그들에게 "사람들을 모두 앉혀라." 하고 분부하셨다. 마침 그 곳에는 풀이 많았는데 거기에 앉은 사람은 남자만 약 오 천 명이나 되었다.

11) 그 때 예수께서는 손에 빵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거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달라는 대로 나누어주시고 다시 물고기도 그와 같이 하여 나누어 주셨다. 12)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조금도 버리지 말고 남을 조각을 다 모아들여라" 하고 이르셨다. 13) 그래서 보리빵 다섯 개를 먹고 남은 부스러기를 제자들이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14) 예수께서 베푸신 기적을 보고 사람들은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이시다" 하고 저마다 말하였다. 15) 예수께서는 그들이 달려들어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시려는 낌새를 알아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피해 가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한 아이의 전재산

 

오늘은 나해 연중 제17주일이다. 오늘 주일부터 연중 제21주일까지 주일미사의 복음으로 요한복음 6장의 내용이 봉독된다: 연중 제17주일(요한 6,1-15), 연중 제18주일(요한 6,24-35), 연중 제19주일(요한 6,41-51), 연중 제20주일(요한 6,51-58), 연중 제21주일(6,60-69). 요한복음 6장은 예수께서 인간이 매일 필요로 하는 일용할 양식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위한 성체성사를 (간접적으로) 제정하시고 그 신비를 밝혀주시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요한복음 6장은 앞선 5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베짜타 못가의 중풍병자를 치유하자, 유다인들의 예수의 권한에 시비를 걸어 논쟁을 벌이는 5장 전체의 내용이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보도되고 있는 반면, 6장의 내용은 갈릴래아 호수와 바로 근처인 가파르나움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히 긴 대목의 요한복음 6장은 구조상 대략 6단락으로 구분된다. ① 단락: 예수께서 보리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이는 기적을 행하신다.(1-15절) ② 단락: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수 위를 걸어서 배를 타고 있는 제자들에게 다가가신다.(16-21절) ③ 단락: 군중들이 호수 동편에서 가파르나움으로 이동한다.(22-24절) ④ 단락: 예수께서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을 대화형식으로 내리신다.(25-59절) ⑤ 단락: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많은 제자들의 불신을 토로하자 예수께서는 배신자를 예고하신다.(60-66절) ⑥ 단락: 시몬 베드로가 대표적 신앙을 고백하자 예수께서는 12사도 중에 배반자가 있음을 예고하신다.(67-71절)

 

오늘의 복음은 6장의 첫 번째 단락에 속하는 대목으로서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빵의 기적(표징)을 보여주고 있다.(1-15절) 갈릴래아 호수 근처에 많은 군중이 떼를 지어 예수님을 따른다. 그들은 예수께서 병자들을 치유하는 기적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들은 하루 종일 예수를 따라 다닌 것 같다. 조그만 산등성이에 이르러 예수께서 제자들과 자리를 잡자, 그 주위로 무려 5000명이 넘는 군중이 모여 앉았다. 다들 지치고 굶주린 모습이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누가 어떻게 해 주었으면 하는 눈치들이다. 예수께서 먼저 말을 꺼내셨다. "이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 물론 불가능함을 알고 하신 말씀이다. 돈도 없고, 그만한 양의 빵을 살 곳도, 파는 곳도 없다. 예수께서 다시 한번 제자들과 군중들을 살펴보신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 허리춤을 움켜쥔다. 무엇이 잡히는 모양이다. 사실 사람들은 길게 내려 입은 겉옷 속에 전대(纏帶: 돈이나 물건을 넣어 허리에 차기 위해 무명이나 베 따위의 헝겊으로 만든, 중간을 막고 양끝을 튼 긴 자루)를 차고 있었다. 그 속에 며칠 먹을 빵이 들은 게다. 그들은 통상 집을 나설 때 누룩 없이 납작하게 만든 빵(무교병)을 몇 개씩 전대에 넣어 다녔다. 그냥 먹어도 되고, 쨈을 발라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하루 종일 예수를 따라다니다 보니 빵을 다 먹어버린 사람도 있고 아직 남아 있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 누구하나 선뜻 자기 것을 내어놓으려 하지 않는다. 안드레아가 용케도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어린아이를 지목한다. 아이가 자기 생명과도 같은 양식을 잘못 간수한 것인가? 아이의 작은 체구 때문에 허리춤이 불룩해서 안드레아에게 들킨 것인가? 아니면 순수한 아이 마음이 자기의 것을 몽땅 식사의 음식으로 내어놓은 것인가? 어떻게 된 것인가?

 

이제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예수님의 손에 건네어진다.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다. 복음서는 그저 "감사의 기도"라고 하지만 분명 이 기도는 사람들의 심금(心琴)을 울리는 기도였을 게다.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렀던 눈으로 사람들을 살펴보신다. 삼삼오오 둥글게 모여 앉은 군중들 가운데 빵도 마른 물고기도 수북히 쌓여있다. 모두가 배불리 먹는다. 여기 저기서 이야기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따금 한바탕 웃음소리도 들린다. 그야말로 즐거운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단 한 사람의 보잘것없는 것도 예수님의 손을 통하면 모두를 위한 큰 사랑의 기적이 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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