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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7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30 조회수1,430 추천수14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30일 (수) -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13,44-46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그 때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하늘 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에 비길 수 있다. 그 보물을 찾아 낸 사람은 그것을 다시 묻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어떤 장사꾼이 좋은 진주를 찾아다니는 것에 비길 수 있다. 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면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예수님의 은유법(隱喩法)

 

그 날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밀과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그리고 <누룩의 비유>를 들었다. 이 비유들은 예수께서 이미 도래한 하늘나라에 비겨 하신 말씀이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 비유를 간파(看破)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소수의 사람들, 즉 "들을 귀가 있는 사람"(13,9.43)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비유였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물리시고 오직 제자들에게만 따로 비유를 설명해 주셨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당신께서 특별히 간택한 제자들만이 볼 수 있는 눈을 가졌고,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졌기에 행복하다고 하셨다.(13,16)

 

이제 예수께서는 군중을 떠나 다른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가라지의 비유>를 설명해 주시고, 이어서 아주 짤막한 문장으로 <보물의 비유>와 <진주의 비유>를 말씀하신다. <보물의 비유>는 어떤 사람이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발견하고는 가진 것을 다 팔아 보물이 묻혀 있는 그 밭을 산다는 것이고, <진주의 비유>는 어떤 장사꾼이 좋은 진주를 찾아다니다가 최고의 진주를 발견하면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진주를 산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물과 진주는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언어(比喩言語)이다. 즉, 하늘나라가 보물이나 진주 그 자체는 아니라는 말이다. 참고로 비유(比喩)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원관념)을 다른 대상(보조관념)에 빗대어 나타내는 것을 말하며, 그런 방식을 비유법이라 한다. 비유법(比喩法)에는 직유법(直喩法), 은유법(隱喩法), 환유법(換喩法), 제유법(提喩法), 대유법(代喩法) 등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직유법은 "대나무처럼 키가 큰 사람", 은유법은 "내 마음은 호수다", 환유법은 "나는 괴테를 모두 읽었다", 제유법은 "바다에 돛이 떠 있다", 그리고 대유법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백의의 천사" 등으로 표현된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자칫하면 우리는 하늘나라를 귀한 보물이나 값진 진주로 생각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 하느님을 그런 좋은 보물이나 진주, 즉 귀한 물건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오늘 예수께서 하늘나라를 그런 보물과 진주에 빗대어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과 바꿀 수 있다고 하셨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은유법(隱喩法)임을 알아야 한다. 하늘나라와 보물(진주)은 서로 아무 관련이 없다. 인간들의 일반적인 생각에 보물이 귀한 것이고 좋은 것이므로 하늘나라를 보물에 비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나라는 결코 인간의 대상물이 아니다. 하늘나라는 우리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며, 그래서 소유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늘나라의 주인이신 하느님은 더욱 더 그렇다. 하느님은 사물(事物, res)이 아니라 위격(位格, persona)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위격이시라는 말은 마치 인간이 가진 인격(人格)과 흡사하다. 인격은 인간에게서 비교적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성격이나 경향, 또는 자아의식으로서 하느님의 위격도 이와 비슷하다. 사람이 돈으로 몸을 살 수 있어도 마음을 살 수 없는 것과 같이 하느님의 위격도 그런 것이다. 하느님의 위격은 오직 그분과의 친밀한 공동체를 이룸으로써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그 공동체 안에서 그분의 하늘나라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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