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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 제18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02 조회수1,650 추천수9 반대(0) 신고

◎ 2003년 8월 3일 (일) - 연중 제18주일

 

[오늘의 복음]  요한 6,24-35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 24) 군중은 거기에서도 예수와 제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 배들을 타고 예수를 찾아 가파르나움으로 떠났다. 25) 그들은 호수를 건너가서야 예수를 찾아내고 "선생님, 언제 이쪽으로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26)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27)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이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주려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사람의 아들에게 그 권능을 주셨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하느님의 일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께서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곧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30) 그들은 다시 "무슨 기적을 보여 우리로 하여금 믿게 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31) ’그는 하늘에서 빵을 내려다가 그들을 먹이셨다’ 한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32)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하늘에서 빵을 내려다가 너희를 먹인 사람은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진정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이시다. 33)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준다."

34)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이 "선생님, 그 빵을 항상 저희에게 주십시오" 하자 35)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예수 따로", "빵 따로"는 없다.

 

오늘 연중 제18주일에 봉독되는 요한복음(6,24-35)은 군중이 예수를 찾아 나서는 대목으로 시작된다. 예수께서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놓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후 오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신 그 다음 날(22절), 갈릴래아 호수 동편 바로 그곳에 또 군중이 모여들었다. 게다가 호수 남쪽 티베리아로부터도 사람들이 배를 타고 그곳으로 왔다.(23절) 밤새 기적의 소문이 100리 길을 간 모양이다. 그곳에 예수님이 계시지 않자, 그들은 배를 갈라 타고 호수 북쪽 가파르나움으로 가서야 예수님을 찾아낸다. 그들은 예수님을 찾아온 내심(內心)을 감추고 말문을 돌려 "선생님, 언제 이쪽으로 오셨습니까?" 하고 묻는다.(25절)

 

예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 이상을 먹이신 기적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빵의 표징을 둘러싼 진의(眞儀)이다. 늘 그래왔지만 예수님의 표징(기적)에 대한 군중의 태도는 거의 일방적이다. 즉 일방통행(一方通行)이란 말이다. 사람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표징을 보고(눈) 그분을 따라나선 것이지(6,2), 그 표징의 뜻을 깨닫고(마음) 따른 것이 아니다. 빵의 기적을 실제로 체험한 후에도 군중은 같은 태도를 보였다. 그들은 억지로라도 예수님을 자기들의 왕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6,15) 뿐만 아니라 그들은 또 다른 기적을 예수께 청한다.(30절) 참으로 기적을 좋아하는 백성들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도 유다인들은 기적만을 청한다고 했던가?(1고린 1,22) 제자들의 태도 또한 예수님이 보시기에 그리 흡족하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기적을 함께 체험했지만 한꺼번에 굶주림에 시달린 오천 명이라니? 그들의 눈에는 어린아이가 내어놓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만 보였던 것이다. 이렇듯이 제자들의 태도는 피동적이고 소극적이었다. 그에 비해 예수님의 태도는 의도적이고((5-6절), 능동적이며(10-12절), 내적으로 명확하였다(15절). 이것을 기반으로 복음서 저자는 예수님의 "생명의 빵"으로서의 자기계시를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따라서 예수님의 대답도 명확하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끝까지 찾아온 군중의 감추어진 마음을 들추어내신다. 눈으로만 보고, 본 것을 깨달아 마음에 채우지 못한 사람들, 그들의 마음에는 다른 것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그 마음은 빈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빈 마음에 예수께서는 잠시 주린 배를 채워 마음을 즐겁게 할 수는 있지만, 곧 섞어 없어질 빵이 아닌 영원한 생명의 빵을 채워 주시려 하는 것이다. 이 빵은 다름 아닌 예수님 자신이며, 하느님 스스로이시다. 예수께서 주시려는 생명의 빵이 바로 당신 자신이기 때문에 "예수 따로", "빵 따로"가 없다. 그 빵을 얻기 위해서는 예수님 전부를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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