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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도림성당 주상배신부님의 글
작성자조성익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25 조회수1,836 추천수8 반대(0) 신고

  부자 집 새아씨   

 

 

   신심 깊은 어느 회장님의 생일에 초대 되어 갔다.     

 

  마당엔 푸른 잔디가 마치 카펫처럼 깔려있고

 

  아름다운 노송 밑에 비단잉어들이 한가히 노니는

 

  작은 연못이 있는가 하면 저쪽 바위 위에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로 덮여있는 동굴에는  

 

  미소를 띤 성모님이 두 손을 다소곳 모으시고

    

  우리 모두에게 평화를 빌어주시는 듯 했다.

 

 

  회장 내외분끼리는 물론 아래 사람에게도

 

  경어를 썼지만 그렇다고 그 분위기가 딱딱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아주 부드러웠다.

 

 

  나도 한가족처럼 스스럼없이 화기애애하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그 날 잔심부름은

 

  갓 시집온 막내며느리의 몫이었다.

 

 

  교육자 집안의 따님이란다.

 

  척 보기에도 지성과 교양을 겸비한 청순하고

 

  참 예의 바른 새 색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말끝이 ’그랬어요’ 가 아니라 ’그랬습니다.’

 

  이런 식이었다.

 

 

  물 한잔도 작은 접시를 받쳐들고 꼭 두 손으로

 

  건네 드리는 행위라든지 물러날 때도 미소를

 

  머금고 가볍게 목례를 하며 다소곳이 두 손 모으고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난 다음 나가곤 했다.

 

 

  얼굴도 귀엽고 하는 행동거지도 참으로 예뻤다.

 

  회장 내외분의 며느리 칭송이 자자했는데

 

  나도 동감이었다.  

 

 

  예의범절과 법도를 잘 지키는 걸 보니

 

  부모님께 잘 배워 시집도 잘 왔구나,

 

  그래서 사람들은 역시 가문을 따지는가 보다.

 

 

  잠깐 초대받은 나도 말할 수 없이 즐거운데,

 

  이렇게 부유하고 좋은 가정에 시집온 그 며느리는

 

  얼마나 행복할까!

 

 

  으∼음, 좋은 신랑감 소개해 달라는 어머님들이

 

  이래서 그러는 구나!

 

 

  그런데 만일 그 며느리가 손님들 앞에서

 

  교양 없이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면 친정은 물론

 

  시집 어르신네들에게 까지도 그 가문에 먹칠을

 

  하고 누를 끼치는게 되겠지.

 

 

  그리되면 어찌 그뿐이랴?

 

  아마 그 시댁에서 이렇듯이 사랑 받으며

 

  살아가기가 어려우리라.

 

 

  아!                  

 

  그러고 보면 예의와 법도란 지키기 어려워도

 

  그것은 고귀한 가문과 그 가문만이 주는 행복에

 

  머물게 하는 필수 조건인데,당장의 편함 때문에,

 

  아니 글쎄,

 

  그걸 소홀히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으니...

 

 

  생각해보면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세상 어떤 부자도 감히 비교 할 수 없는

 

  풍요로움이 넘쳐흐르는 하느님 나라라고 하는

 

  부자 집 가문에 행복한 자녀들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다시없는

 

  행복을 누리는 특혜를 받았기에 그 가문에

 

  걸맞게, 그분의 자녀답게, 행동해야할 예의와

 

  법도를 반드시 지켜야 하리라.

 

 

  그게 바로  계명  인 것이다.  

 

  시집온 새색시가 예의 범절을 잘 지켜

 

  자신을 낳아 주고 길러 주신 부모님의 훌륭함을

 

  드러내듯이 우리도 계명을 잘 지켜

 

  "성당 다니는 사람은 역시 다르군" 하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하느님과 그 가문의 훌륭함을   

 

  드러내야한다.

 

 

  그렇지 않고 "성당 다니는 사람이 뭐 저래?" 하는

 

  소리를 들으면 하느님께 먹칠을 해드리는 것이며

 

  누를 끼치는 것이 된다.

 

 

  " 그것은 분명 슬프고 불행한 일이다.

 

  그게 바로 누(=죄)의 열매다."

 

 

  계명은 지키기 힘드나 그것은 행복 자체이신

 

  "하느님 안에 살게"(1요한3/24)해주는 길이다.

  

 

  우리가 진정 행복을 원하고 하느님 나라에

 

  머물고 싶어한다면 저 부자 집 새 아씨처럼

 

  신자로서의 도리인 계명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러면 시부모님이 그 지혜로운 새아씨를

 

  칭찬하고 자랑하듯

 

  하느님께서도 그렇게 뿌듯해 하시리라.....

 

 

 

  -  좋은 한주간 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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