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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21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26 조회수1,461 추천수8 반대(0) 신고

◎ 2003년 8월 26일 (화) -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3,23-26

<율법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정의와 자비와 신의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2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박하와 회향과 근채에 대해서는 십분의 일을 바치라는 율법을 지키면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 같은 아주 중요한 율법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십 분의 일세를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정의와 자비와 신의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24) 이 눈먼 인도자들아, 하루살이는 걸러 내면서 낙타는 그대로 삼키는 것이 바로 너희들이다.

25)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만은 깨끗이 닦아 놓았지만 그 속에는 착취와 탐욕이 가득 차 있다. 26) 이 눈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먼저 잔 속을 깨끗이 닦아라. 그래야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불행선언 4,5

 

  오늘 복음은 유다교의 지도층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 대한 3번의 불행선언에 이어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불행선언에 관한 말씀이다. 하나의 사물에 시선을 너무 오래 고정시키면 주위의 다른 사물은 보이지 않게 마련이며, 설사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린다 하더라도 첫 사물에 대한 잔상(殘像)이 제법 오래 남게 된다. 이와 같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의 자구적(字句的) 의미를 연구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었고, 율법을 시행함에 있어서 하느님 사랑도 인간에 대한 사랑도 안중에 없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율법시행의 "정확함과 명료함"이 덕행(德行)이었다.

 

  네 번째의 불행선언은 십일조 규정에 관한 것이다. 모세오경에 기록된 십일조의 규정은 실로 복잡하다. 유다교에서 십일조의 규정은 일년의 모든 수확 중 십분의 일을 레위인들에게 바치고, 레위인들 또한 십일조 전체에서 야훼의 몫을 떼어 아론 사제에게 바치는 것이다.(민수 18,25-32) 처음에는 십일조의 품목이 올리브기름, 포도주, 곡식에 한정되었으나(민수 18,12), 나무의 열매와 가축까지(레위 27,30-34; 신명 14,22-23) 그 징세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었다. 오늘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은 십일조의 범위를 더욱 확장시켜 음식의 양념향신료로 쓰이는 박하, 회향, 근채에까지 적용하였던 모양이다. 이것은 율사들이 얼마나 법의 자구(字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십일조의 근본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을, 어떻게 징수하느냐는 것보다 왜 십일조를 바쳐야하는 것이다. 모세는 십일조로 거두어들인 모든 것을 삼 년마다 한번씩 다 내어놓고 성안에 사는 레위인, 떠돌이, 고아, 과부들이 와서 배불리 먹도록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신명 14,28-29; 26,12-13) 그러나 율사들은 십일조의 목적보다 시행과정을 더 중요시하였던 것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율법의 가치를 전도하고 말았다. 그러니 십일조의 계율보다 더 상위에 자리한 정의, 자비, 신의의 계명이 홀대를 받은 셈이다. 예수께서는 이것을 하루살이와 당시 팔레스티나에서 제일 큰 동물로 간주되던 낙타에 비유하신 것이다.(24절)

 

  다섯 번째 불행선언은 유다교의 정결례에 관한 것이다. 유다교의 정결례에 관한 규정도 다른 율법 못지 않게 복잡하다. 모세오경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이를 규정하고 있다.(레위 11-18장; 민수 5,1-4; 19,1-22) 그러나 모든 정결과 부정에 관한 규정의 근본정신은 "나 야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92)는 것이다. 즉 율법의 목적은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도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은 율법의 가치를 전도하고 말았다. 즉 겉과 속을 바꾸고 말았다는 것이다. 사물의 겉이 아무리 깨끗하다고 한들 속이 시커멓게 더러우면 겉의 깨끗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온갖 정결규정을 동원하여 "껍데기"만 가지고 백성들의 정함과 부정함을 판단하던 율사들에게 예수께서는 그들 속에 들어앉은 착취와 탐욕을 질타하신다.(25절)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모든 것의 십일조를 되돌려 하느님께 바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모든 것에는 비단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포함된다. 이를테면 시간, 사랑, 능력 등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바치는 것보다 왜 바쳐야 하는 것인지를 늘 묵상하여야 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함에 있어서도 먼저 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한다. 그 마음이 성령의 궁전이기 때문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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