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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 제22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31 조회수1,219 추천수7 반대(0) 신고

◎ 2003년 8월 31일 (일) - 연중 제 22 주일

 

[오늘의 복음]  마르 7,1-8.14-15.21-23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

 

  그 때에 1)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몇 사람이 예수께 모여 왔다가 2) 제자 몇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3) 원래 바리사이파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들은 조상의 전통에 따라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었고 4) 또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반드시 몸을 씻고 나서야 음식을 먹는 관습이 있었다. 그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았는데 가령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 같은 것을 씻는 일들이 그것이었다. 5) 그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께 "왜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하고 따졌다. 6)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사야가 무어라고 예언했느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7)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했는데 이것은 바로 너희와 같은 위선자를 두고 한 말이다. 8)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

14) 예수께서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으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너희는 내 말을 새겨들어라. 15)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21)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행, 도둑질, 살인, 22)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23)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스스로가 판단하는 정함과 부정함

 

  식사를 하기 전에 손을 씻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사람은 어릴 적부터 식전에 손씻는 것을 배운다. 깨끗한 손으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위생과 건강 때문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께 트집을 잡는 것으로 오늘의 논쟁이 시작된다. 그들은 예수님의 명성을 듣고 예루살렘으로부터 파견된 자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종의 지방 감찰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갈릴래아로 온 것이다. 그들에게 제자들이 논쟁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제자들의 위생과 건강을 염려해서 트집을 잡는 것은 아니다. 정결례의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유다교의 정결례에 관한 규정은 다른 율법 못지 않게 복잡하다. 모세오경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이를 규정하고 있다.(레위 11-18장; 민수 5,1-4; 19,1-22) 그러나 모든 정결과 부정에 관한 규정의 근본정신은 "나 야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9,2)는 것이다. 즉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의 목적은 이스라엘이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율법의 근본정신은 퇴색되고, 전문가들은 하나의 율법을 토대로 더 복잡한 규정과 지침을 만들어 낸다. 이를 두고 율사들은 "조상들의 전통"(5절)이라 한다. 율사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잣대로 제자들의 부정함을 트집잡고, 예수께서는 이 전통들을 이사야 예언서(29,13)를 인용하여 "사람의 계명"(7절), "사람의 전통"(8절)이라고 단언하신다. 즉 사람이 만들어낸 관습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의 전통"이라 함은 모세오경을 포함하여 예수님 당대에 이르는 모든 율법의 규정과 지침들을 말한다. 예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싸잡아 사람의 전통으로 간주하시면서, 율사들이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계명인양 가르치며,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음을 질타하시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제 주위의 사람들을 가까이 불러 모아놓고 정결례에 관한 율법을 다시 세우려 하신다.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15절) 이 말씀으로 신약의 새로운 "정함"과 "부정함"의 율법이 세워졌다.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느 것도 사람을 더럽히지 못한다. 이것으로 구약에 불결하다 하여 금기한 음식들은 (레위 11장; 신명 14,3-21) 모두 폐기된 셈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든 음식물이 명예를 회복하는 순간이다. 참으로 사람을 더럽히는 부정한 것은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20절)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22절) 온갖 정결규정을 동원하여 "껍데기"만 가지고 백성들의 정함과 부정함을 판단하던 율사들은 자신들이 내뱉은 말 때문에 오히려 부정하게 되고 말았다. "정함"과 "부정함"에 대하여 예수께서 새롭게 세우신 규정은 남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이 볼 수 없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무엇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지 않겠는가?◆[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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