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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 제23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7 조회수1,482 추천수10 반대(0) 신고

◎ 2003년 9월 7일 (일) - 연중 제23주일

 

[오늘의 복음]  마르 7,31-37

<예수께서는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을 하게 하셨다.>

 

  그때에 31) 예수께서 띠로 지방을 떠나 시돈에 들르셨다가 데카폴리스 지방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때에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시기를 청하였다. 33)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군중 사이에서 따로 불러내어 손가락을 그의 귓속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시고 34)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하셨다. ’열려라’ 라는 뜻이었다. 35) 그러자 그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으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널리 소문을 퍼뜨렸다. 37) 사람들은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을 하게 하시니 그분이 하시는 일은 놀랍기만 하구나" 하며 경탄하여 마지않았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양심과의 진정한 대화

 

  예수님의 복음선포적 활동은 이스라엘에만 머물지 않고 이방인 지역으로 이어진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실로 긴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헤로데 안티파스가 다스리던 갈릴래아 지방을 떠나 북쪽 시리아에 속하는 띠로와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방에 속하는 갈릴래아 호수 동남쪽으로 오신 것이다. 이 지역은 모두 이방인 지역이다. 여기서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 한 사람을 예수께 데려와 치유를 청한다.(31-32절)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이방인 지역에서 행하신 전형적인 치유기적사화로서 상황묘사(32절), 기적적 치유(33-34절), 치유실증(35절), 목격자들의 반응(37절)의 순서로 엮어져 있다. 그 사이에 함구령(36절)도 삽입되어 있다. 예수께서 내리시는 함구령은 통상 소득이 없었다. 함구령을 내릴수록 사람들은 기적사건을 더욱더 신나게 선전하였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마귀들에게, 치유 받은 자들에게, 그리고 제자들에게 주로 함구(緘口)를 명하셨다. 이는 예수님 자신의 메시아 비밀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며, 메시아로 활동하시는 예수님의 신원을 세상이 아직은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기적적인 치유를 통하여 한 인간이 말과 소리를 되찾음으로써 온전한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인간에게 있어서 의사소통은 참으로 중요한 사건이다. 의사소통은 일반적으로 말하고 들음, 즉 소리의 전달로 이루어지긴 하지만 이 방법이 전부는 아니다. 몸짓으로도 의사소통은 가능하며, 소리가 미치지 못하는 먼 거리에는 눈으로 보는 것도 사용된다. 그러나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람에게 크나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은 말을 하고 들음으로써 서로간의 대화(對話)를 만든다. 대화는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로 창조되는 은혜로운 사건이다. 대화는 사람들간의 관계와 일치를 도모하여 공동체를 건설한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일은 오늘날 인간의 공동체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국민과 정부의 관계도 노사관계도 병들어 가고 있다. 그것은 대화가 신뢰심을 잃어가고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화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그것은 모두가 제각기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이며, 말속에 대화의 속성인 사랑과 일치와 배려는 없고, 온갖 비방과 거짓과 간계와 속임수만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대화의 장애는 입과 귀의 영적(靈的) 장애에서 온다. 입과 귀의 영적 장애를 극복하는 길은 말씀이신 하느님께 귀를 기울이고 그분과 대화하는 길뿐이다. 그것은 곧 자신의 양심(良心)과 진정한 대화를 하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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