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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23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9 조회수1,662 추천수13 반대(0) 신고

◎ 2003년 9월 9일 (화) -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6,12-19

<예수께서 밤을 새우시며 기도하셨다. 그리고 제자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12) 그 무렵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 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14) 열 두 사도는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와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혁명 당원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그리고 후에 배반자가 된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17)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평지에 이르러 보니 거기에 많은 제자들과 함께 유다 각 지방과 예루살렘과 해안 지방인 띠로와 시돈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의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는 더러운 악령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예수께서는 그들도 고쳐 주셨다. 19) 이렇게 예수에게서 기적의 힘이 나와 누구든지 다 낫는 것을 보고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예수를 만지려고 하였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제자와 사도의 의미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장엄한 과정을 거쳐 12제자를 선발하신 사실과 그분의 계속된 치유행적을 보도하는 내용이다. 예수께서 많은 제자들 가운데 특별히 12제자를 엄선하신 사실은 공관복음서 모두에 실려있다.

 

  우선 마르코복음(3,13-19)은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당신이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불러 열 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시고 "당신 곁에 있게 하셨다"고 하면서, 이는 그들에게 말씀을 선포하고 악령을 제어하는 능력을 주시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마태오복음은 파견설교(10장)의 범주 안에서 12제자의 선발(10,1-4)을 다루고 있는데, 예수께서 12제자를 따로 선발하신 다음, 그들에게 엄격한 여장규칙과 함께 악령제어와 질병치유의 능력을 주어 파견하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루가는 12제자의 선발목적이나, 사도로 선발된 제자들의 능력이나 임무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선발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예수께서는 12제자의 선발을 위해 산에 올라가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는 것이다.

 

  공관복음서가 보도하는 내용을 모두 종합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하루 일과를 마치실 즈음, 예수께서는 산에 올라가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루가) 이는 당신을 따르고 있는 많은 제자들 가운데 특별히 열 두 제자를 선발하여 사도로 삼아 당신 곁에 두시기 위함이었다.(마르코) 날이 밝자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좇아 열 둘을 선발하시어(루가), 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악령을 제어하고 병자를 치유하는 능력과 임무를 주어 세상에 파견하셨다(마태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선발하는 장소로 산을 택하셨다. 산은 예로부터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장소로서 여기서 소명과 결단이 이루어진다.(출애 3,1; 4,27; 18,5; 24,13; 1열왕 19,8; 에제 28,14)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이고, 기도하는 장소이며, 하느님의 권위와 계시가 드러나는 장소이다.(마르 9,2; 마태 17,1; 루가 9,28) 예수께서는 여기서 밤을 새워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이 대목 외에 어느 곳에서도 예수께서 밤을 새워 기도하신 적은 없으시다. 12제자를 선발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특별한 사안이었던 것이다. 12제자들은 이렇게 산에서 사도로 뽑혔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서 보듯이 예수님과 사도들이 산에서 내려와 평지에 이르러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진리의 말씀에 굶주리고, 병고에 허덕이며, 악령에 시달리는 사람들이었다. 루가는 이렇게 산과 평지를 구분하였다. 산은 기도와 소명의 장소요, 평지는 선포와 활동의 장소라는 것이다. 이것이 루가복음사가가 소명과 활동을 함께 묶어둔 이유일 것이다. "제자"란 역사적 예수의 공생활 중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을 일컫는 말이요, "사도"란 부활하신 예수로부터 복음선포의 지상사명을 받은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산에서는 제자이나 평지에서는 사도라는 의미이다. 진정한 신자란 예수님 앞에서는 제자로 불림을 받았고, 세상 앞에서는 사도로 파견된 사람들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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