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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골 추석 이야기[생활묵상]
작성자마남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11 조회수1,247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제23주일 목요일[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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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 루가 12,15-21

 

그때에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어떤 탐욕에도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하시고는 비유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얻게 되어 ‘이 곡식을 쌓아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 하며 혼자 궁리하다가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내 창고를 헐고 더 큰 것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산을 넣어두어야지. 그리고 내 영혼에게 말하리라. 영혼아,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으니 너는 이제 몇 년 동안 걱정할 것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고 말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고 하셨다. 이렇게 자기를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은 바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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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추석 이야기]  

 

고향이 시골인 나는 한가위에 대한 추억이 많은 편이다. 저녁에 보름달을 조명삼아  마을 어귀에서는 모든 동네분들이 나와 강강수월래을 하였는데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기만 하다. 이 놀이에 대한 기억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 어머니께서 "강강수월래" 선창을 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동네 아낙네들이 하얀 고무신에 곱게 차려입은 한복을 입고 다같이 하나가 되는 동작과 한목소리로 뛰고 있을 때 남자들은 거나하게 차려진 음식과 집에서 담은 막걸리를 기울여 가면서 서로 가족애를 느끼는, 반목이 있으면 풀고, 화해하면서 일치를 이루는 그야말로 한가위는 강강수월래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리 마을과 이웃 마을에는 같은 성씨끼리 사는, 소위 "씨족마을"이었는데 명절만 되면 음식을 조금씩이라도 서로 나누어 먹는 관습이 있었다. 새옷을 입을 수 있어서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어서 좋은 한가위, 그토록 손꼽아 기달려 왔건만 그날이 되면 나에게는 항상 큰 불만이 있었다.  친구들이 많은 나로서는 명절에 맘껏 놀고 싶은 마음이 최우선이었지만 50가구나 되는 곳에 음식을 나눠주다보면 한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작은 음식이라도 서로 돌려 나눠 먹었던 것, 그게 진정한 나눔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가위날 오후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석해서 "계’, 그러니까 마을 정기총회가 열리게 되는데 그때가 우리 고향 한가위는 절정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유사께서 지난 일년간 애경사등을 보고하고 마을의 안녕 질서를 위해서 제례도 지내기도 하고 농악을 앞세워 흥겨운 잔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마을에서 꾀나 잘사는 분들이 못사는 주민을 위해서 쌀 몇가마씩을 내놓는 순서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잘사는 분들이 상당한 금액의 쌀을 기증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쌀은 곧 바로 서로 나누어 가졌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 이 자체 의미는 곧 예수님의 행적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교회안에서 사회생활안에서 삶을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매사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우리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당신께서 실천하는 삶을 말입니다. 각박한 도심생활에서 진정 나눔과 사랑 그리고 하나되는 것의 의미를 찾기가 힘들어진지 오래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한가위를 보내면서 그때 고향 한가위때 가졌던 나눔과 사랑 그리고 하나되는 것들을 깊게 되새겨 보면서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의 행적을 닮는데 참고하고자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은 날이 되도록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우리 한가위는 참으로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 조상들께서 가졌던 나눔의 모습, 교회 공동체에도 적용하면 좋으련만...

 

말씀을 사랑하신 가족님!.

이번 한가위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되기를 소원해 보렵니다.

 

                    ▒ 통신성서모임 마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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