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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25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22 조회수1,948 추천수11 반대(0) 신고

◎ 2003년 9월 23일 (화) -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성인은 1887년 이탈리아 피에트렐치나에서 태어나, 카푸친 수도회에 입회한 뒤 1910년에 사제로 서품 되었다. 끊임없는 기도와 겸손으로 하느님을 섬겼으며, 1918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년 동안 예수님의 오상(五傷)을 몸에 간직하며 살았다고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2002년 6월 16일 성인반열에 들었다.

 

[오늘의 복음]  루가 8,19-21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다.>

 

  그때에 19)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께 왔으나 사람들이 많아서 만날 수가 없었다. 20) 그래서 어떤 사람이 예수께 "선생님의 어머님과 형제분들이 선생님을 만나시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안에" 머물러야...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을 당신의 어머니와 형제들의 범주에 넣어 새로운 가족관계를 선포하시는 내용이다. 복음의 같은 내용을 마태오와 마르코도 보도하고 있다.(마태 12,46-50; 마르 3,31-35) 그런데 이 병행대목들의 배치(配置)가 루가복음과는 다르다. 마르코복음은 이 대목을 전하기에 앞서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의 친척들이 예수를 붙들러 나섰다"(3,21)고 함으로써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를 만나려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예수가 미쳤다는 말은 예수께서 혹시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낸다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모함에 의한 것이다.(마태 12,24; 마르 3,22)

 

  루가복음에서는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왜 예수를 찾아왔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앞뒤 문맥을 살펴보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을 새로운 가족범주에 넣기 위해서 루가가 의도적으로 어머니와 형제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앞서 보도한 하늘나라의 신비에 관한 비유, 즉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등불의 비유가 "하느님의 말씀"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씨는 "하느님의 말씀"(11절)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말씀인 씨를 뿌리고 꾸준히 열매를 맺는 사람은 누구든지 하느님 나라에 들게 될 것이며, 하느님의 말씀을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며,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 알고 있는 것마저 빼앗게 되는 것이다.(15.18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마지막 날에 가서 하느님 나라에 들게 될 것이므로 하늘나라의 주인이신 아버지의 가족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느님과의 가족관계는 이미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성립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수께서 제시하는 가족관계는 혈통이나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진다. 이점을 나자렛에서 온 예수의 형제들은 배워야 했던 것이다. 성모님은 예외이다. 성모님은 벌써부터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라는 말씀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긴 분이시기 때문이다. 나자렛의 형제들은 예수를 만나보기 위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일찍이 예수를 눈으로 보았으나(4,20), 예수의 실체를 보지 못한(4,22-23) 사람들이 아니던가? 예수 당대의 사람들이 두 눈을 멀쩡히 뜨고서도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예수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밖에"(20절)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예수께서 안으로 불러들이지 않으신다. 보려는 사람은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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