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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예수의 성녀 데레사)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0-15 조회수1,524 추천수14 반대(0) 신고

◎ 2003년 10월 15일 (수) -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1515-1582)

 

  2000년 가톨릭교회의 역사상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하나있다. 그것은 1970년 바오로 6세 교황이 우리 교회의 많고 많은 성녀들 중에서 두 성녀를 뽑아 "교회 학자"로 선포하였던 것이다. 두 성녀가 바로 오늘 축일의 주인공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970년 9월 27일 선포)와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1970년 10월 4일 선포)이다.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1515년 3월 28일 스페인의 아빌라에서 부친 알폰소 산체스와 모친 도나 베아트리쯔 사이에서 부유한 가정의 딸로 태어났다. 당시 유럽세계는 혼란과 개혁의 진통을 겪고 있었으니, 그것은 프로테스탄트의 강렬한 종교개혁과, 갓 태동한 인문주의와 문예부흥(르네상스)의 물결이었다. 성녀는 이런 새로운 시대 안으로 태어난 것이다. 어릴 적 성녀는 발랄한 성격과 아름다운 미모와 풍족한 재산을 바탕으로 멋진 결혼을 꿈꾸었다. 그러나 19살의 꽃다운 나이에 돌연 생각을 바꾸어 아빌라의 가르멜 수도회를 찾았다. 수도생활 20년째 되던 1555년 어느 날, 기둥에 묶여 갖은 고문과 채찍으로 만신창이 된 구세주의 모습이 담겨진 성화를 보는 순간, 강렬한 하느님의 힘에 사로잡혀 직관과 환시의 길로 접어든다. 그후 성녀는 완덕의 길에 끊임없이 정진하여 신비로운 계시를 받는 은총을 누렸다. 성녀가 받은 환시와 계시의 내용은 당대 신학자들로부터 가톨릭 신앙과 일치하는 것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1560년 놀라운 계시를 접한 성녀는 대의를 위해 수도서원을 포기하고 스스로 노력하면서 제3자로 수도생활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후 성녀는 같은 고향 출신인 십자가 성 요한(1542-1591)의 도움을 받으면서 "맨발의 딸들"을 완덕의 길로 초대하기 위해 수도회의 느슨한 규칙을 고대의 엄한 규칙으로 돌려놓았고, 스스로 수도회를 세웠다. 성녀는 새로운 시대사조와 신학적 오류로 말미암아 피폐한 교회의 쇄신과 개혁을 위해 여생을 바쳐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와중에 수많은 곤경과 반대에 부딪혔으나 하느님과의 놀라운 일치와 불굴의 용기로 이를 극복하였다. 성녀는 신비적인 계시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1573년에 <완덕의 길>을, 1577년에는 <영혼의 성>을 저술하였고, 그 외 수많은 수도생활의 가르침과 교회쇄신과 개혁에 관한 글들을 남겼다. 정열적인 가슴과 놀라운 직관력과 조직력을 가졌던 범상치 않은 부인, 신비신학자, 예수의 데레사는 1582년 10월 4일 살라망카의 알바에서 세상을 떠났다. 데레사는 1622년 교황 그레고리오 15세에 의해 이냐시오 로욜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이시도로, 필립보 네리와 함께 시성(諡聖)되었다.

 

[오늘의 복음]  루가 11,42-46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 율법교사들도 화를 입을 것이다.>

 

  42)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그 밖의 모든 채소는 십분의 일을 바치면서 정의를 행하는 일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구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43)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즐겨 찾고 장터에서는 인사 받기를 좋아한다. 44)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다. 사람들은 무덤인 줄도 모르고 그 위를 밟고 지나다닌다."

45) 이때 율법교사 한 사람이 나서서 "선생님, 그런 말씀은 저희에게도 모욕이 됩니다" 하고 투덜거렸다. 46) 그러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율법교사들도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견디기 어려운 짐을 남에게 지워 놓고 자기는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는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사랑만이 율법의 정신이다.

 

  예수께서는 어제 복음에서 정결예식의 참뜻을 내세워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책망하시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한 자선과 봉사로 마음부터 정결케 할 것을 가르치셨다. 오늘 복음은 그들에 대한 예수님의 본격적인 불행선언을 담고 있다.

 

  어제 복음을 통하여 언급하였듯이 마태오복음은 바리사이와 율사들을 함께 묶어 그들에 대한 7번의 불행을 선언한다.(마태 23,13-32) 불행을 선언 받는 자세한 이유를 보자: ① 하늘나라의 문을 열고 닫는 열쇠를 가지고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가로막는다.(13절) ② 갖은 노력으로 한 사람을 개종시켜 더 악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든다.(15절) ③ 성전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나 황금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16-22절) ④ 십일조 율법은 철저하게 지키면서 정작 정의와 자비와 신의를 소홀히 한다.(23-24절) ⑤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닦지만 속에는 착취와 탐욕이 가득 차 있다.(25-26절) ⑥ 겉으로는 옳은 듯 하나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 차 있다.(27-28절) ⑦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며놓고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29-32절)

 

  루가복음은 바리사이들에 대한 불행선언 셋과 율사들에 대한 불행선언 셋을 보도하고 있다. 우선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내려지는 불행선언의 이유는 ① 십일조의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소홀히 한다(42절), ② 회당에서 높은 자리와 장터에서 인사 받기를 좋아한다(43절), ③ 사람들이 모르고 그 위를 밟고 지나가는 무덤과 같다(44절)는 것이다. 율법학자들에게 내려지는 불행선언의 이유는 ① 남에게는 어려운 짐을 지우고 자신은 손가락도 대지 않는다(46절), ②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면서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47-51절), ③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려 자신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막는다(52절)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바리사이들에 대한 세 가지 불행선언과 율사들에 대한 첫 번째 불행선언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예수님 당대에 모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율법학자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통상 율사들은 바리사이들 부류에 속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이를 양심적이고 전적으로 따르는 데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율법이라면 마지막 가장 사소하고 작은 것까지도 지키도록 요구하였고, 자신들도 지키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다 보니 율법을 주신 하느님의 뜻과 정신은 사라지고 율법 자체가 그들의 목적이 되어버렸다. 결국 모든 인간에 대한 참다운 정의와 사랑, 즉 하느님 스스로가 율법을 떠나버리신 것이다.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율법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런 빈 껍데기와 같은 율법에 신의를 건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다고 예수께서는 율법과 사랑을 대립시키지 않으셨다. 그분은 오직 빈 껍데기 율법에 다시금 사랑과 정의를, 즉 하느님 스스로를 채워주시려 하신 것이다. 사랑만이 율법의 참 정신이며, 사랑의 실천만이 율법을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아무 것도 너를 혼란스럽게 하거나

아무 것도 너를 두렵게 할 수 없으니,

모든 것은 사라지게 마련이나

하느님 한 분만은 언제나 변함 없도다.

인내함이 모든 것을 얻게 하니

하느님을 소유한 자에게는

아무 것도 모자라는 것 없으니,

하느님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로다." [예수의 성녀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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