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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사랑(104)- 엄마 걱정
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10-18 조회수1,217 추천수11 반대(0) 신고

 

 


 


Love in Bible

 

  
 

   성서속의 사랑 104- 엄마 걱정


     요한복음 John 14:28

 

     내가 떠나 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오겠다는 말을 너희가 듣지 않았느냐? 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이니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Remember what I told you: I am going away, but I will come back to you again. If you really love me, you will be very happy for me, because now I can go to the Father, who is greater than I am. (N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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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걱정... 해보신 적이 있지요?
엄마든,아버지든,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아니면 언니든 누나든, 어떤 누구든요...    그런데, 정말로 우리가 걱정했던 것은 아마 엄마가 아니었을 꺼예요. 아버지도 아니고, 할머니나 할아버지, 언니, 누나도 아니었지요. 그건 바로 어린 우리 자신들...마치 찬밥처럼 방에 담겨 혼자서 훌쩍거리던...그런 우리 자신들...그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이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살지...무서워...무서워...하던 그 어리고 힘없던 우리들이 아니었을까요?



    
  우리가 이 세상에서  태어나 살면서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없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렇다면 지금 누군가가 내 곁을 떠난다해도 그런가보다...하고 넉넉히 보내줄 수 있울 텐데요... 그저 인연이 이만큼이겠지...하고 맘 편히 생각하며, ’가서 잘 살아라...’오로지 덕담만 해주며, 허허 웃으며 보내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구태여 가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아두고 우리 인생의 거대한 흐름-모두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을 거슬러 오기부릴 까닭이 없을 텐데 말이지요.

      
우리가 이 세상에서 태어나 살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기억이 없다면 또 얼마나 좋겠어요?
      그렇다면 ’나는 이제 짐스런 존재야...’하는 자포자기의 심정 때문에, 무언가에서, 또 누군가에서 떠나게 되지는 않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내가 또 무얼 잘못했나...지나치게 자책하지도 않고, 그저 ’하느님께서 또 다른 만남을 주시려는 것이겠지...’ 겸손히, 감사히 생각하며, 떠나고, 보내고, 정리하고, 추스리고...뭐 그렇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 오늘 모든 것을 내려놓읍시다.

      모두 다 한꺼번에 왕창 내려놓읍시다.
      그간 다른 누군가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 또 그런 상처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자꾸만 상처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바로 우리들, 오늘 그 상처를 한꺼번에 그냥 내려놓읍시다.
      당신이 지금 품고 있는 그 상처는 정말로 상처가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배우고 닦아가야 하는 우리 인격 됨됨이를 성숙시키고자, 하느님께서 주신 작은 훈련인 게지요. 당신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변화될 수 있는 시간은 아직도 아직도 너무도 많이 남았습니다. 그 상처를 주님 앞에 다 내려놓으시고 다시 당신의 길위에 다시 바로 서십시오.
      예수님은 우리 곁을 떠나가셨지만, 영원히 떠나가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금방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그것은 더 나은 만남을 위한 떠남이었던 것이지요. 그 뒤에 가려진 진정한 의미를 잊고 목전의 것에만 연연해 슬퍼한다면, 우리는 오늘 성서말씀에서 나오는 예수님의 걱정과 책망을 듣게 되고야 말 것입니다.

    

     
 사랑이신 주님,
      늘 우리 곁을 떠나지 않으시며,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
      당신 덕분에 저희는 당신 외의 모든 것들을 떠나보낼 수 있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돌보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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