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일강론한편(30주일)
작성자박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3-10-26 조회수1,271 추천수10 반대(0) 신고

82년 어느 날 네 식구의 가장이던 이상열 씨는 산업재해로 온 몸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사지불구가 되었습니다. 좌절과 절망, 증오가 그를 사로잡았습니다. 병원에서 그는 한 수녀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그 수녀님을 "평화와 사랑을 알게 하신 수녀님"이라고 표현합니다. 7년 후 이상열 씨는 세례를 받게 됩니다.

 

세례를 받던 날 그는 "오늘은 천주 성부께서 내려 주신 튼튼한 밧줄을 잡고 깊은 죄의 수렁에서 벗어난 기쁜 날입니다. 절망하고 좌절하면서 보낸 지난날들이 부끄럽습니다. 세례의 성수가 정수리에서 얼굴로 흘러내릴 때 전신을 떨게 하는 두려움과 환희를 느꼈습니다. 숨쉬는 것처럼, 바람을 느끼는 것처럼 조용하고 깊고 아름다운 침묵의 일상을 천주 성부께 봉헌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표현했습니다.

 

사고로 인해 좌절과 절망의 삶을 살던 이상열 씨는 한 수녀님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게 되면서 평화를 찾았고, 마침내 하느님의 아들이 되었으며, 자기의 삶을 봉헌하겠다고 서약했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이 일으킨 변화입니다.

사고로 인생을 잃어버렸다고 절망한 이상열 씨는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새 인생을 찾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바르티매오라는 거지 소경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한 사건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어떤 분인지를 알려줍니다.

 

바르티매오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그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는 소경이기에 인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데도 갈 수 없습니다. 거기다 ’거지’입니다. 먹는 것조차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는 인생살이입니다.

 

두 번째로 이렇게 처지는 비관적이지만 그는 용기를 지닌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있었음이 확실합니다. 그러기에 나자렛 예수라는 소리를 듣고 외치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이 조용하라고 해도 외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입니다.

 

세 번째로, 확실한 희망을 지닌 사람입니다. 눈을 뜨겠다는 확실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바르티매오는 비참한 처지 속에서도 용기를 갖고 확실한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바르티매오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일까요?

 

소문에 듣자하니 예수님은 소경을 보게 하고, 귀머거리를 듣게 하고, 벙어리를 말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바르티매오는 그분을 만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앞에서 보았듯, 그는 스스로 예수님을 찾아 나설 힘이 없습니다. 소경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바르티매오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꿈에서나 그릴 수 있는 희망입니다.

 

그런데 그분이 자기가 있는 곳 근처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바르티매오는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하고 외칩니다. 바르티매오에게 있어서 이제 예수님은 꿈의 실현을 위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부르십니다. 그리고는 그의 희망이 무엇인지 여쭈십니다.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그의 희망을 이루어주십니다. 바르티매오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희망의 실현이자, 새로운 빛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실입니다.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생을 살던 바르티매오가 예수님을 만나면서부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바르티매오는 예수님에 의해서 자기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바르티매오는 누군가의 인도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인생, 즉 타인에게 기대어 사는 인생, 타인에게 기생하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난 바르티매오는 스스로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 바르티매오가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자기 인생의 포기가 아니라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입니까? 세례를 받아서 괜히 주일날 쉬지도 못하고 성당에 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왜 내 선택과는 상관없이 부모는 유아세례를 받게 해서 이렇게 속박을 주느냐고 생각하십니까?

 

예수님을 떠나 자기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하는 것은 당장은 자기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죄의 종살이에 있는 비참한 인생일 뿐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인생의 빛을 주시는 분, 참 인생을 주시는 분임을 명확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에게 참 인생의 길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 주십사하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