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인력시장
작성자박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14 조회수1,286 추천수15 반대(0) 신고

연중 제 32 주간 금

03.11.14.

<오늘의 말씀>

바로 그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다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짓고 하다가...

지붕에 올라가 있던 사람...

밭에 있던 사람...

"주님, 어디서 그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여드는 법이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고등학교 겨울 피정 때 인력시장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씻고 피정지에서 출발하여

새벽 4시경에 인력시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인력시장은 지금 우리 동네 근처였던 거 같습니다.

하루 일당 얼마짜리의 단 하루 일자리!!

그 한자리를 위해 많은 노동자들은

새벽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시간에 일어나 인력시장에 모여 들었습니다.

그들이 정말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뽑혀서 기쁜 마음으로 일자리로 갔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일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들 중 한명의 말이 기억납니다.

그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라...야! 뭐하노 술이나 코가 삐뚫어지게 마시자!!"

 

그들을 고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노동자 중 필요한 일손을 잘도 구해냈습니다.

일자리에 뽑힌 사람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술이나 마시러 간 그 사람이 뽑히지 못한 것은

그에게는 이미 술냄새가 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뽑힌 사람과 뽑히지 못한 사람은 그만큼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가지를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구원이 결정되는 자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리라는 것이며,

또 하나는 구원으로 뽑히는 이가 있고 버려지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구원의 자리는 현재 생활하고 있는 지금 이 자리입니다.

노아의 홍수도 특별한 때에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일상생활 안에 있는 때에 시작된 것입니다.

소돔의 심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생활 안에 있는 때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즉, 구원의 결정은 먼 미래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결정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가 뽑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사람이 한 침상에 누워 있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같이 맷돌질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구약에서 노아와 롯만이 구원되었듯이

하나는 뽑혀서 구원되지만, 하나는 그냥 버려진다 하십니다.

 

문제는 삶의 자세입니다.

미래는 지금 내 삶의 자세에 따라 결정됩니다.

지금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 합니다.

 

단 하루의 일자리를 위해서도 새벽을 깨우며 일어나 준비해야 합니다.

뽑히기 위해 철저히 자신의 몸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단 하루의 일자리도 얻지 못합니다.

단 하루의 일자리도 그러할진대 영원한 행복의 자리는 어떠하겠습니까?

 

우리가 있는 자리, 그 자리가 구원의 자리입니다.

때론 힘들고 지치고, 다람쥐 쳇바퀴 같은 자리이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그 자리가 구원의 자리입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