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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앞으로 출세할 꺼니까!
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22 조회수1,80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앞으로 출세할 거니까!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라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앙갚음하지 말아라.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대고 또 재판에 걸어 속옷을 가지려고 하거든 겉옷까지도 내 주어라. 누가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거든 십 리를 같이 가 주어라. 달라는 사람에게 주고 꾸려는 사람의 청을 물리치지 말아라."



 앞으로 출세할 거니까!

 


내가 대학에 다닐 무렵에는 과외가 합법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명 ’몰래 바이트’라 불렀는데, 말만 그렇지 그야말로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새도 알고 쥐도 알며, 삼척동자까지도 모두 다 아는 ’안몰래 바이트’였다는 게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몸을 사렸다. 보수는 적지만 마음 편한 학교식당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능한 그 일을 피해보려고 노력했다. 왜냐면 나름대로 꿍꿍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출세할 거니까! 그러려면 떳떳치 못한 일을 하면 안 되. 좀 참아야지(???).’

 


지방의 한 작은 대학의 교수가 된 후에도 이런 생각은 지속되었다. 누가 와서 인근 농지를 구입하자고 부추킨 적이 있었는데 거절하였다. 물론 돈도 없었지만, 앞으로 출세할 내가 ’위장 전입’이라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그런데 이런 내가 드디어 출세를 하고야 말았다! 지난 2001년, 세상의 구세주이자 ’만왕의  왕’이신 우리 예수님의 제자가 된 것이다(_).

 


이것은 내가 몰래 바이트를 적게 했다거나, 위장 전입에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그것은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 당연지사가 아닌가. 만약 지금이라도 누가 와서 시시콜콜 내 과거사를 들춘다면, 한마디로 자격미달, 자동탈락일 사람임을 솔직히 고백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가장 높고 귀한 자리로 출세시켜주셨다.

 


출세를 하고 보니 마음이 넉넉해진다. 세상적인 출세는 긴장과 걱정을 가져다주지만, 하느님으로의 출세는 자유와 평안을 가져다 준다.
예전에는 ’누가 억지로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어라.’는 이 말이 고통스럽게만 들렸다. 하지만 이제는 여전히 고통스럽겠지만, 가 볼만한 길이겠다 싶다. 왜냐면 그 나머지 오리에서 예수님을 만나기가 더 쉽겠기 때문이다.

 


누가 우리더러 억지로 오리를 가자하면 기꺼이 십리를 가주자. 우리는 이미 모두 진정 출세한 사람들이지 않는가! 출세 좋다는 것이 뭔가? 물론 우리가 성인이 아닌 이상, 매번 그럴 수야 있으랴. 하지만 열 번에 한번은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것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 결국 세상은 출세한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아주 멋진 세상이 될 것이다.

 


"주님, 저희에게 뜨거운 가슴과 활기찬 몸을 허락하소서. 그래서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도 오리와 십리의 차이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자 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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