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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대림 제2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07 조회수1,760 추천수11 반대(0) 신고

◎ 2003년 12월 7일 (일) - 대림 제2주일

 

[오늘의 복음]  루가 3,1-6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1) 로마 황제 티베리오가 다스린 지 십오 년째 되던 해에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있었다. 그리고 갈릴래아 지방의 영주는 헤로데였고 이두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는 헤로데의 동생 필립보였으며 아빌레네 지방의 영주는 리사니아였다. 2) 그리고 당시의 대사제는 안나스와 가야파였다. 바로 그 무렵에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은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다. 3) 그리고는 요르단 강 부근의 모든 지방을 두루 다니며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4) 이것은 예언자 이사야의 책에 기록된 말씀 대로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5)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높은 산과 작은 언덕은 눕혀져 굽은 길이 곧아지며 험한 길이 고르게 되는 날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광야로 오시는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벌써 오심"과 "다시 오심"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대림시기의 제2주간을 맞이하였다. 대림 제1주일의 말씀주제는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겨냥한 것으로서 세상구원의 완성자이신 그리스도의 재림예고와 그에 대한 준비의 태도로써 "항상 깨어 기도하라"(루가 21,36)는 경고였다. 오늘 대림 제2주일의 말씀주제는 메시아의 출현에 대한 직접적인 약속으로서 이사야의 예언(40,3-5)이 세례자 요한의 출현과 그가 선포하는 회개의 세례에 의해 성취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고 보면 대림시기가 세상의 종말과 그리스도의 재림을 염두에 두고 불안과 초조, 두려움과 긴장, 단식과 고행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막연한 기다림"이기 보다는 메시아 예언의 성취와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쁨과 희망으로 준비하는 "충실한 기다림"의 시기라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루가는 세례자 요한의 출현과 요한이 예고하는 메시아 시대의 도래가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이루어진 사건인지를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 로마제국의 황제 티베리오 치세 15년은 기원후 27∼28년경이며, 당시 제국에서 파견된 총독 본시오 빌라도가 26년부터 37년까지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을 직접 통치하였다. 원래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은 헤로데 대왕(마태 2,1)이 죽은 후 그의 아들 아르켈라오(마태 2,22)가 기원후 6년까지 폭정으로 다스렸으나, 그후 제국의 직접통치 관할로 편입되어 총독이 파견되어 다스리게 된다. 빌라도는 유다와 사마리아의 제5대 총독이었고, 예수의 재판을 주도하여 십자가형을 선고하였으며, 36년경 가리짐산에서 제사를 올리던 사마리아 사람들을 다량 학살한 죄과(루가 13,1)로 소환되어 자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후 41년부터 44년까지는 아르켈라오의 아들 "헤로데 아그리파 1세"(사도 12-23장 참조)가, 그후는 아그리파의 아들 "마르코스 율리우스 아그리파 2세"(사도 25-26장 참조)가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을 다스렸다. 물론 사도행전은 아그리파 1세를 헤로데로, 아그리파 2세를 아그리파 왕으로 기록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기원전 4년부터 기원후 39년까지 갈릴래아와 요르단 강 동쪽 베레아 지방을 영주로 다스렸고, 갈릴래아 서부에 티베리아를 건설하여 수도로 삼았다. 그의 이복동생 필립보는 기원전 4년부터 기원후 34년까지 갈릴래아 호수 동북쪽 골란고원과 헤르몬산 남부 이두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을 다스렸다. 그는 베싸이다를 건설하였고, 필립보의 가이사리아를 건설하여 수도로 삼았다. 헤르몬산 북쪽과 다마스커스 서북부에 위치한 아빌레네 지방은 리사니아가 기원후 36년까지 다스렸다. 대사제 안나스는 6∼15년에 대제관으로 재직하였고, 안나스의 사위인 가야파는 18∼37년까지 유다 예루살렘 성도의 대제관으로 재직하였다.  

 

  이렇게 세례자 요한의 출현과 그가 준비하여 외치는 메시아 시대의 도래는 역상의 정확한 시점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정확하고, 또 그만큼 복잡한 역사적 시점과는 달리 세례자 요한의 출현은 정치와 아무런 관련 없는 광야에서 이루어진다. 바로 그 무렵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은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고, 광야에서 출발하여 요르단 강 부근의 모든 지방을 두루 다니며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던 것이다.(2-3절) 바로 이점을 루가는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메시아는 정확히 역사적 시점 안으로 도래하지만 단지 그 시점의 역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와 그 역사를 사로잡는다. 그래서 그 날이 오면 이사야의 말대로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이다.(5절)

 

  세례자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 등장하며, 신약의 선구자로 등장한다. 그는 메시아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는 예비자로 등장하며, 오시는 메시아를 통하여 이루어질 새로운 계약을 위한 준비자로 등장한다. 요한이 아버지 즈가리야의 사회적, 종교적 지위와 영향력을 토대로 나름대로 성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겠지만,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오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자세가 곧 대림을 준비하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범이다. 하느님께서 요한을 불러 광야에서 말씀을 내리신 점도 대림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광야는 늘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곳이며, 그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장소이다. 시끄럽고 혼탁한 세상, 매일같이 벌어지는 온갖 음주와 가무, 오직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걱정들과 계산들로 둘러싸인 머릿속,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 광야와 같은 고요함을 내 안에 준비하지 않는 한, 그리스도의 탄생을 맞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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