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더 잘 해주면 실수로 남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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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03-12-11 | 조회수1,723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요즈음은 판공 성사 기간입니다.
오늘 고백성사를 보기전에 잔뜩 주눅이 들어서 고백소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저런 잘못들을 마음의 짐으로 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고백성사를 보고 나오자 제 마음은 자유롭고도 편안해졌습니다. 고백성사의 은총이기도 하지만 고백성사를 주시는 신부님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했을 때 후회만 하면 죄로 남지만, 잘못한 사람에게 더 잘 해주려고 하면 죄로 남지 않고 실수로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잘 해줄 수 있는 용기를 청하자." 라고 훈계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준엄하게 꾸짖어 주시는 신부님도 계신데, 그럴때는 입에 쓴 약이 몸에 이롭듯이 저에게 꼭 필요한 말씀으로 와닿고, 요즈음 같이 자신이 없고 주눅이 들어 있을 때는 수용적이고 격려 해 주시는 말씀이 앞으로 더 잘 해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 저에게 꼭 필요한 상황에 맞게 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어서 참석한 미사의 강론 말씀입니다.
높은 산은 깍아 내리고, 굽은 길을 곧게 펴고 예수께서 메시아이심을 선포한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아무리 작은 사람도 요한 세자보다 더 큰 사람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일찌기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중에 이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라고 하신 것을 보면, 세례자 요한을 깍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유한한 인간중에서는 가장 큰 인물이지만 하늘나라에서는 곧, 하느님을 의지한다면 인간의 유한함을 극복할 수 있기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이 된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나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가려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한다는 말씀입니다.
대부분 나 스스로 나를 낮추고 깍아 내리게 되는데, 하느님의 힘을 힘입어서 이러한 자기 비하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힘을 힘입어서 내가 행복할 때 이웃을 사랑 할 수 있고, 내가 불행하면 이웃을 사랑 할 수 없게 됩니다. 이웃을 사랑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야겠습니다.
위의 강론 말씀을 묵상하면서 "유다스는 끊임없이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사람" 이라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이 떠오르며, 내안에 갇혀있지 않고 좌절감이나 무력감을 느낄때에도 곧바로 하느님께로 나아가 새로운 힘을 얻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한결 생기가 돋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죄로 남지 않고, 한계가 있는 나약한 인간의 실수로 끝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저의 악습들도 끊임 없이 하느님께 의탁하면서 벗어 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아갈 때, 실천해 나아갈 때 예수님께서 저의 작은 마음안에서도 탄생하실 것입니다.
오늘은 웬지 다른 사람들에게 더 잘 해주고 싶어지는 그런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섭리 안에서 보이지 않는 손길로 저를 이끌어주고 계심을 느끼기도 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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