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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당에 다니는 것 같은데...
작성자마남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3 조회수2,193 추천수16 반대(0) 신고

대림 제 2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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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다니는 것 같은데]  

 

복음 묵상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당일 복음말씀보다는 그 다음날 복음말씀을 되새기고 묵상하는 습관이 생겨난 것 같다. 어제도 출근에 앞서 거실 십자고상 앞에 앉아 내일의 복음을 읽고 묵상을 하였다.  

 

『엘리야는 벌써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말씀을 되새기면서 출근을 하였다. 회사에 출근을 할 때 까지만 해도 엘리야가 어느 곳에 계시든지 나 자신만은 알아보는 오늘 하루가 되도록  다짐을 했건만,  

 

귀한 손님과 점심시간. 메뉴판을 제게 내밀면서 식사 주문을 요청하기에 아무 거리낌없이 불고기를 시켰다. 귀한 손님이라서 조금은 부담이 되는 자리였는데 다행히도 오늘 점심은 아주 유익했다. 분위기가 말해 주듯이 반주까지 곁들였구요.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카운터에 나와 벽면에 걸려있는 달력을 보니, 아뿔싸 오늘이 금요일이 아닌가! 이걸 어쩌나, 순간적으로 모르고 그냥 고기를 먹어 버렸기에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문득 들기는 했지만, 내 자신을 위로하기에는 양심이 허락치가 않네요.   

 

그리고 오후, 외출을 해서 그 빌딩에서 업무를 마치고 나오다가 신호 대기중에 안전벨트를 메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을 보았는지 교통경찰관이 다가오더니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범칙금을 발부할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곧바로 빌딩에서 나오자마자 안전벨트를 메었다고 실랑이 하기를 한참동안, 안되겠나 싶었는지 다른 경찰관이 다가 오더니만 자초지종 얘기를 듣고서는 한마디 덧붙히는 말 "차에 있는 성모상을 보아하니 성당 다니는 것 같은데 정직하게 살 것이지, 왜이리 소란을 피우십니까?" 성당 얘기가 나오니 더 이상 할말이 없어진다.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어진다.

 

 

"엘리야는 벌써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대림절을 살아가고 있는 요즈음,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 자주 일어나서 엘리야가 외치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지는데, 오늘 만큼은 엘리야가 왔다는 것을 생활속에서 찾기를 노력했건만, 금육제를 지키지도 못하고 정직하지도 못하고 억지 쓰기에 급급한 오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구세주 아기 예수님이 다가오는 시간이 촉박하게 다가오는 것을 보게되는 대림2주간 마지막날이네요. 오늘은 차량 뒷편 유리창에 붙어있는 십자가와 운전석에 모셔져 있는 성모상이 성당에 다닌다는 자랑스런 표시가 아닌 쑥쓰러운 하루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엘리야가 다가옴에 반드시 알아보는 삶이 되도록 오늘 하루동안에는 희생과 자선 한가지씩을 하고 싶네요..

 

                                         ▣통신성서교육원 마남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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