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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산책 (대림 제3주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4 조회수2,169 추천수14 반대(0) 신고

◎ 2003년 12월 14일 (일) - 대림 제3주일

▣ 자선주일

 

[오늘의 복음]  루가 3,10-18

<저희도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10) 군중은 요한에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1) 요한은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 같이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2) 세리들도 와서 세례를 받고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 요한은 "정한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 내지 말라" 하였다. 14) 군인들도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요한은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납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가 받는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러주었다. 15) 백성들은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던 터였으므로 요한을 보고 모두들 속으로 그가 혹시 그리스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16) 그러나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이제 머지않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 오신다.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17) 그분은 손에 키를 들고 타작 마당의 곡식을 깨끗이 가려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다." 18) 그 밖에도 요한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권하면서 복음을 선포하였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부자의 금덩이

 

  금덩이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한 부자가 있었다. 그는 재산을 모아 금덩이를 사 모으는 것이 인생의 최대 기쁨이라고 생각했다. 부자는 아무도 모르게 그 동안 모은 재산을 팔아 금덩이 하나를 쌌다. 부자는 금덩이를 어디에다 둘까하고 고민한 끝에 자기 집 뒷산 땅속에 묻어두고 표해놓았다. 부자는 참으로 기뻤다. 부자는 금덩이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라 생각하면서 자기 하인들은 물론 부인과 자식들보다도 더 소중하게 여겼다. 그 후 부자는 어떤 일 있어도 매일 하루에 세 번씩 그곳에 가서 금덩이를 파내어 가슴에 안고 기뻐하고는 다시 파묻어 놓곤 하였다. 그럴 때마다 부자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지만 혹시 누가 훔쳐 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항상 그를 불안케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매일 세 번씩 뒷산에 갔다 오는 주인을 수상하게 생각한 하인 하나가 주인의 행동을 훔쳐보게 되었다. 황금 덩어리를 땅에서 파내어 어루만지면서 기뻐하는 얼빠진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하인은 아무런 내색 없이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뒷산으로 갔다. 하인은 재빠른 동작으로 황금을 파내고 그 속에 금덩이만큼 큼직한 돌덩이 하나를 집어넣고 다시 파묻었다. 하인은 그날 밤으로 파낸 금덩이를 가지고 멀리 도망쳐 버렸다. 다음날 아침 부자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뒷산으로 갔다. 자기의 모든 것인 황금을 만지면서 기뻐하기 위해서였다. 숙달된 솜씨로 땅을 파던 부자는 그만 비명을 지르면서 넋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정신을 차린 부자는 돌덩이를 부둥켜안고 울기 시작했다. 땅이 내려앉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마침 난데없이 나타난 백발의 노인이 이 광경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말짱한 양반 같은데 왜 돌덩이를 들고 울고 있소? 당신은 금덩이를 파묻어 놓았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소. 당신은 그 돌이 금덩이라 해도 다시 땅에 묻어두었을 것이니, 그 돌덩이를 금덩이라 생각하고 묻어 두고 돌아가시오. 다시는 재산을 팔아 금덩이를 사서 묻어 두지 말고, 가진 재산을 유용하게 쓰도록 하시오." 말을 마친 백발 노인은 순식간에 부자의 눈에서 사라졌다.

 

  오늘 우리는 대림 제 3 주일을 맞이하여 대림환의 세 번째 장밋빛 초에 불을 밝혔다. 마지막 남은 네 번째 초를 바라보면, 머지않아 성탄이 올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성탄과 새해를 앞두고 서로 축하하며, 작은 소망들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할 것이다. 오시는 아기 예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인간이 자신의 생애를 걸어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로 행복일 것이다. 행복의 한 가지 비결은 바로 기쁨이다. 기쁨이란 강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주어지는 것이며 또 자유롭게 얻어져야 한다. 참다운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인간은 기쁨의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 진정한 기쁨의 이유를 깨닫지 못할 때 그 기쁨은 참다운 기쁨이 되지 못할 것이며, 이는 오래 갈 수 없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고 세례를 받은 자들이 기쁨을 누리며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기쁨은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에 속한다. 여기에는 세리도 군인도 아무도 열외가 없다. 따라서 기쁨은 정한대로 받는데 있으며, 어떠한 협박이나 속임수나 착취함이 없이 정당하게 자기 것을 추구하는데 있으며, 이렇게 가진 바를 서로 나누는데 있다. 이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정당한 실천을 통하여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비는 그런 말이다. 서로 나누지 않을 때 참다운 기쁨이 있기란 어렵다. 금덩이를 좋아하는 부자의 이야기에서 부자는 금덩이를 가슴에 안고 기뻐하였지만, 그것은 자기만의 기쁨이었고, 자기만족이었으며, 자기 욕심에 도취된 환상이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이 기쁨의 방법을 가르쳐 준다 해도 바로 나 자신이 그 뜻을 깨닫고 실천하지 않는 이상 인생에 참다운 기쁨은 있을 수 없다.

 

  한국교회는 1984년부터 오늘 대림 제3주일을 자선주일로 정하여 모든 신자들이 자신의 가진 바를 나눔으로써 구세주의 탄생을 준비하고 또한 이로써 기쁨의 성탄이 되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자신의 전생애와 마지막 목숨까지도 우리 인간에게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성체성사의 신비를 깊이 깨닫고, 가난한 이를 위해 서로 나누자는 자선의 종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요즘 조국의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어려운 이유가 다 다르다. 정말 어려운 서민들만 점점 어려워져 간다. 부당한 자금거래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속임수와 부정은 가난한 서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뿐 아니라 서민의 희망을 앗아가는 죄악이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된다. 제발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나의 가진 것을 나누자. 없다면 빈손으로라도 악수를 청하여 따뜻한 삶의 온정과 격려를 나누도록 하자.◆[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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